韓·美 최대규모 훈련에 ‘긴장 수위 높이기’… 北, 탄도미사일 2발 또 발사

입력 2016-03-10 22:02
한·미 연합상륙훈련인 ‘쌍룡훈련’에 참가한 뉴질랜드 장병들이 지난 9일 우리 해군 대형수송함인 독도함에서 미군 수직이착륙기 MV-22 오스프리의 착륙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한·미 해병대뿐 아니라 호주와 뉴질랜드 장병들이 참가했다. 해군 제공
북한이 연일 무력시위로 한반도 긴장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번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0일 “북한이 오전 5시20분쯤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에서 강원도 원산 동북방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내륙에서 해안으로 발사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이 탄도미사일은 약 500㎞를 비행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스커드 계열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고 했다. 비행거리로 보면 스커드C일 가능성이 높다. 삭간몰 일대에는 지하 스커드 미사일 기지가 있으며, 북한은 이 미사일을 이동식발사대(TEL)에 실어 기습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동해상에 해상항해금지구역을 선포하지 않았다.

앞서 북한은 지난 3일 원산 일대에서 수도권과 중부권을 타격할 수 있는 신형 300㎜ 방사포 6발을 발사했고, 9일에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직접 핵탄두 소형화를 거론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새로운 수는 아니다. 지난 3년간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키리졸브·독수리연습’ 시기를 전후로 단거리 미사일을 쏴왔다. 이번 미사일 발사도 직접적으로는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김용현 동국대학교 교수는 “단거리 발사체는 직접적으로 남한을 위협할 뿐 아니라 발사 자체가 북한 영해 내에서 이뤄져 국제 제재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북한 정권은 이런 점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지속적으로 도발해 올 개연성이 높다”고 했다.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이 끝나는 4월 말까지 북한의 군사도발이 어떤 형태로든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3월에도 북한은 스커드C 미사일 2발을 발사했고 비행거리가 이번과 비슷한 490여㎞였다. 발사 당일 북한군 총참모부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맹비난하는 대변인 성명을 발표했다. 2014년 3월에도 역시 스커드C 2발을 발사했다. 스커드 미사일은 북한이 가장 많이 보유한 미사일로 사거리 300㎞인 스커드B와 사거리 500㎞인 스커드C, 이를 개량해 사거리를 늘린 스커드ER 등이 있다. 보유수량은 800기 이상으로 추정된다.

사거리가 짧더라도 스커드 미사일도 탄도미사일이어서 이를 발사하는 것은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안보리는 2006년 7월 북한이 대포동 2호를 발사한 뒤 대북제재 결의안 1695호를 채택하고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발사를 금지했다. 하지만 그간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경우 크게 문제 삼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만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장 앞으로 서한을 보내 제재를 촉구할 방침이다. 예년과 달리 올해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초강경’ 대북제재 결의가 시행되고 있는 ‘특별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주유엔 대표부를 중심으로 우방국과 외교적 조치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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