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과 좌절이 교차한 38개월간의 항해였다. 2013년 1월 출범한 ‘윤덕여호’는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르며 환호했으나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며 눈물을 흘렸다. 한국 여자축구는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가능성도 보여 줬다. 아시아 정상권에 오르기 위해선 체력을 기르고 ‘세대교체’를 단행해야 한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1승2무2패(승점 5)를 기록, 6개국 중 4위에 그쳤다. 2장의 올림픽 본선 티켓은 호주(승점 13)와 중국(11)이 가져갔다. 아시아 여자축구 패권이 호주와 중국으로 넘어간 것이다.
한국으로서는 1, 2차전 결과가 아쉽기만 하다. 북한전에서 먼저 골을 넣었지만 후반 35분 동점골을 허용하며 1대 1로 비겼다. 일본전에서 후반 38분 골키퍼의 실수로 골을 내준 뒤 후반 41분 정설빈의 동점골로 패배에서 벗어났다. 한국은 2경기 모두 지배했으나 후반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이며 무승부에 그쳤다.
10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윤 감독은 “아쉬웠던 점과 보완할 점은 힘과 높이”라며 “이제 여자 축구가 점차 남성화되는 추세다. 기술적인 보완도 중요하지만 힘과 체력을 같이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황보람(29), 조소현(28), 전가을(28), 유영아(28), 김수연(27) 등 주축 선수들은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 땐 30대로 접어든다. 결국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 문제는 수혈할 ‘젊은 피’가 많지 않다는 데 있다. WK리그가 더욱 활성화돼야 하는 이유다.
김태현 기자
윤덕여호 세대교체로 새출발하자
입력 2016-03-10 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