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8일(현지시간) 미 공화당 대선 경선이 열린 4곳 중 미시간과 미시시피 프라이머리(예비선거), 하와이 코커스(당원대회) 등 3곳에서 승리하며 선두를 질주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아이다호에서 1승을 거두고 선두 추격의 고삐를 잡아당겼다. 민주당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각각 미시시피와 미시간 프라이머리에서 1승씩 나눠가졌다.
◇트럼프, 선두 유지했지만 전국 지지율은 하락세=트럼프는 이날 미시간 프라이머리에서 37%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크루즈 상원의원이 25%로 2위,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가 24%로 3위를 기록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9%의 초라한 성적이었다.
트럼프는 또 미시시피 프라이머리에서 47%의 득표율로 선두를 차지했다. 크루즈 의원은 36%로 10% 포인트 이상 뒤졌다. 케이식 주지사는 9%, 루비오 의원은 5%에 불과했다. 하와이에서도 트럼프는 42%를 득표해 크루즈(33%)를 앞섰다.
트럼프는 “나를 공격한 사람은 모두 사라졌다”며 “나만 오늘 선전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크루즈 의원은 아이다호 프라이머리에서 트럼프를 누르고 승리했다. 크루즈 의원은 45%의 득표율로, 트럼프(28%)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공화당 주류의 응원을 받고 있는 루비오 의원은 미시간과 미시시피에서 득표율이 한 자릿수에 머무는 졸전을 벌여 큰 타격을 받았다.
트럼프는 공화당의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국적인 지지율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와 ABC뉴스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공화당원 중 34%의 지지를 받아 크루즈 의원의 25%를 앞질렀다.
그러나 지난 1월 같은 조사에 비해 트럼프와 크루즈의 지지율 격차는 16% 포인트(트럼프 37%, 크루즈 21%)에서 9% 포인트로 줄었다.
트럼프의 호감도도 줄었다. 1월 조사에서 트럼프의 호감과 비호감 비율은 각각 60대 39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53대 46으로 달라졌다.
또 크루즈와 루비오가 후보단일화를 할 경우 누구든 트럼프를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루즈로 단일화되면 54%의 지지율로 트럼프(41%)를 이기는 것으로, 루비오로 단일화되면 루비오가 51%의 지지율로 트럼프(45%)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WP는 보도했다.
한편 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을 비롯해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 냅스터 설립자 숀 파커, 테슬라 자동차와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등 미국 정보기술(IT) 업계 거물들이 트럼프를 낙마시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공화당 지도부와 비밀리에 회동했다고 허핑턴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샌더스, “나 아직 안 죽었어”=샌더스 의원은 예상을 깨고 미시간에서 클린턴을 누르는 기염을 토했다. 샌더스 의원은 49.9%의 득표율을 얻어 클린턴(48.2%)을 따돌렸다. 샌더스 의원은 “미국인들은 부패한 선거자금 모금제도, 망가진 경제, 고장 난 형사사법제도에 지쳐있다”며 “샌더스의 선거는 정치혁명”이라고 주장했다.
클린턴은 미시시피에서 83%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며 1승을 추가하는 것으로 체면치레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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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09 2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