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엄호섭 장로] “평신도 잠든 영성 깨워 전도의 불 지펴야”

입력 2016-03-10 18:12 수정 2016-03-10 21:08
▶엄호섭 장로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동구 한 교회 앞에서 전도에 생명을 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지금 한국교회는 기도의 뿌리가 마르고 전도의 열매는 익기 전에 떨어지며 섬김의 감사와 기쁨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최근 ‘기도, 전도, 섬김에 생명 건 이야기’(수 엔터테인먼트)를 펴낸 엄호섭(67) 장로가 한국교회 현주소를 걱정하면서 던진 질문이다.

지난 7일 서울 강동구 성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엄 장로는 “이런 현상은 믿음 생활의 기본(기초와 본질)이 무너진 데서 왔다”면서 “기도의 불, 전도의 불이 붙으면 섬김의 일꾼들이 일어나 교회는 부흥하고 성도는 축복을 받는다”고 했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읽을 책이 없어서 교회에 첫 발을 디뎠다. 친구가 전도상으로 받은 작은 신약성경이 너무 갖고 싶어서였다. 길 가던 승려의 옷자락을 붙잡고 조르다가 크게 혼난 기억이 전도의 첫 걸음이라고 했다.

1960년대 초반이다. 당시 매우 궁핍한 환경에 살았다. 학교 갈 때 도시락을 지참 할 수 없어서 점심시간만 되면 밥을 대신해 물로 배를 채우고는 조그만 신약성경책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곤 햇볕 내려 쬐는 학교 담벼락에 쪼그리고 앉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성경을 읽었다고 한다. 매년 2독 이상 읽은 성경 말씀이 오늘의 그가 기도, 전도, 섬김의 삶을 살수 있도록 마중물이 되었음을 간증하고 있다.

엄 장로는 목회자의 꿈을 품고 1968년 영남신학교에 입학했으나 2년 만에 그만두고 다시 숭실대 철학과에 입학했다. 공부를 마치고 주한 미국 대사관에 취업했다. 좋은 직장에 취직해서 아주 편안한 삶을 누렸으나 목회자가 되어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드리지 못한 것이 늘 죄송스럽고 마음의 짐이 됐다. 그는 결국 40대 초반, 억대 연봉의 직장을 사임하고 바울과 같은 전도자의 삶을 살기 위해서 지금까지 외길을 걷고 있다.

그는 1년에 1500여명에게 전도하는 증언자의 삶을 살고 있으며 이제는 목회자 못지않게 바쁜 평신도 전도자로 1년에 국내외 120∼130여 교회에 초청받아 교회마다 기도의 불, 전도의 불, 섬김의 불을 붙여 잠든 평신도의 영성을 깨우는 사역을 하고 있다. 지난 한 달도 해외집회(로마 한인교회)와 부흥회 2회(안동 서문교회, 마전 제일교회) 전도 세미나 4회(광주 공주 충주 전주) 그리고 전도 간증집회 2회를 다녀왔다.

엄 장로가 체험과 경험을 바탕으로 쓴 전도 지침서는 기독교인으로서 모범적인 신앙생활로 기도와 전도, 섬김을 말하며 특히 평신도의 눈으로 본 한국교회 현재의 위기를 진단한다. 나아가 그 위기를 부흥과 성장의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함이 독자들로 하여금 관심을 갖게 한다.

평소 관계전도의 롤 모델을 제시하는 엄 장로는 사반세기 동안 초지일관 ‘전도부흥론’을 설파하고 있다. 엄 장로는 지금까지 국내외 전도 대상에게 16만여 통의 전도편지를 써 보냈다. 책은 그 글을 읽고 많은 영혼들이 주께로 회개하고 돌아 온 가슴 벅찬 간증을 전하고 있다.

그는 기도의 능력을 체험하고 기도의 불을 붙여 나가기 위해서 생명을 걸고 기도한다. 100m 단거리 기도인 금식 산기도, 1000m 중거리 기도인 500일 철야기도, 42㎞ 기도의 마라톤인 칠천번제 기도(25년 걸림)를 드렸다. 엄 장로는 매주 30명 이상에게 전도하는 증언자의 삶을 살고 있다. 그는 노방전도보다 부모, 형제, 친구, 이웃, 직장동료에게 복음을 전하는 관계전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글·사진=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