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도민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세계이슬람경제포럼(WIEF·로고)과 동아시아 할랄콘퍼런스, WIEF 여성비즈니스 네트워크 행사 등을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53억원을 투입해 조성한다는 할랄타운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강원도 통상지원과 관계자는 9일 “내년 9월 개최 예정인 WIEF는 무슬림이 들어오는 할랄타운과 달리 신시장 개척을 위한 경제 중심의 포럼”이라면서 “강원도 내 중소기업의 중동·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 수출시장 개척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WIEF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슬람 종교와 경제가 연결되는 부분이 어느 정도 있겠지만 경제포럼 때문에 이슬람권의 테러 대상이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세계시장에서 이슬람이 차지하는 비중이 30∼40%가 넘어 절대 무시할 수 없다. (행사를 중간에 취소하면) 외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WIEF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WIEF 개최 등 이슬람 관련 정책이) 최문순 지사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도 최근 동향을 통해 잘 알고 있다”면서 “동남아시아 이슬람은 안전하며 경제포럼이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적극 알리기 위해 조만간 반대 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설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는 또 ‘강릉 평창 양양에 이슬람 할랄타운을 추진한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강원도 관광개발과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제공한 적도 없는데 어떻게 할랄타운 기사가 나갔는지 모르겠다”면서 “강원도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이슬람 관광편의시설, 20억원 규모의 할랄수출인증 사업 등에 공모했는데, 지역 신문에서 ‘타운’을 붙여 보도하면서 와전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강원도는 할랄타운 기사를 게재한 수십 개 언론사에 정정·반론 보도를 요청하지 않았다.
정형만 이슬람대책강원도민운동 대표는 “필리핀 민다나오섬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폭탄테러에서 볼 수 있듯 중동뿐 아니라 동남아 급진적 이슬람 세력에 의한 테러 가능성은 분명하게 있다”면서 “그럼에도 강원도는 ‘동남아 이슬람은 안전하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 도민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당장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정 대표는 “강원도는 ‘이슬람국가(IS)가 강원도에 들어오는 것은 절대 안 되지만 무슬림 관광객이 대거 들어오는 것은 괜찮다’고 한다”면서 “그렇다면 IS가 무슬림 관광객으로 위장해 강원도에 들어오면 어떻게 되는가. 강원도가 얼마나 순진한 생각을 하는지 도민들에게 적극 알리겠다”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강원도, ‘세계이슬람경제포럼’ 개최 강행키로
입력 2016-03-09 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