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LG OLED, 30대 그룹 올해 시설·연구 투자 122조

입력 2016-03-09 21:08

30대 그룹이 올해 시설 및 연구비 등에 122조원 넘는 금액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열린 ‘주요 투자기업 간담회’에서 자산 상위 30대 그룹의 2016년도 투자금액이 총 122조7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전년 투자실적 116조6000억원보다 5.2% 증가한 규모다. 이 중 시설투자는 전년보다 7.1% 증가한 90조9000억원, 연구·개발(R&D) 투자는 전년과 비슷한 31조8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투자를 늘린 그룹은 18개, 동결한 그룹은 3개였다. 나머지 9개 그룹은 투자금액이 줄었다.

올해 30대 그룹은 어려운 대내외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OLED, 유통 등 기존 주력업종에 과감한 설비투자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별 주요 투자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삼성그룹은 작년에 이어 평택 반도체단지 건설에 2018년까지 1단계로 15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중 일부 금액은 올해 투자금액 총액에 반영됐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친환경 및 스마트차량 개발에 투입되는 수조원을 포함해 2018년까지 13조3100억원을 투자한다. SK그룹은 올해에만 SK하이닉스 설비투자로 5조4839억원, SK텔레콤 망투자에 1조3000억원, SK브로드밴드 인프라투자에 65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LG그룹은 OLED(LCD) 시설확장을 위해 2018년까지 10조원, 마곡 사이언스 파크에 2020년까지 4조원을 투자하고, 롯데그룹은 제2맥주공장 설립을 위해 2631억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CJ그룹은 콘텐츠사업 분야에 올해에만 투자금 6700억원을 책정했다.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투자계획조사와 동시에 실시된 ‘2016년 경영환경 전망 설문조사’에서는 80.0%의 기업이 올해 경영여건은 지난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외 13.3%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답했으며, 6.7%만이 소폭 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경제회복 예상시점은 ‘2018년 이후(56.7%)’ 또는 ‘2017년 이후(40.0%)’가 될 것이란 답변이 대부분으로, 경기부진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적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30대 그룹이 직면한 경영상 가장 큰 어려움은 수출부진(30.0%)과 채산성 악화(20.0%), 금리 및 환율변동(20.0%)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올해 중점 추진하는 경영전략은 ‘사업 구조조정 등 경영내실화(70.1%)’를 가장 많이 꼽았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