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선수 vs 외국인 선수. 2016 시즌 K리그 클래식 득점왕 경쟁 구도는 이렇게 요약된다.
그동안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는 각각 21회, 12회 득점왕에 올랐다. K리그 출범 초기에는 국내 선수가 득점왕에 오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뛰어난 외국인 선수들이 유입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엔 외국인 선수가 10차례, 국내 선수가 6차례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 득점왕은 2강으로 꼽히는 전북 현대와 FC 서울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전북 김신욱, 이동국과 서울 아드리아노, 데얀이 유력한 후보다.
키 196㎝의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의 장점은 기복 없는 득점력이다. 프로에 데뷔한 2009 시즌 7골을 넣은 김신욱은 2010 시즌부터 2013 시즌까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2014 시즌엔 부상으로 9골에 그쳤지만 지난 시즌 18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김신욱이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에 순조롭게 적응한다면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20골 고지를 밟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울산에 비해 출전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012 시즌 26골을 넣은 이동국은 이후 3시즌 동안 매년 13골을 기록했다. 만 37세인 이동국은 체력과 득점 감각이 예전 같지 않다. 하지만 이번 시즌 2선 지원을 받을 수 있어 보다 활발하게 득점포를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은 이동국이 페널티지역 공중볼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는 김신욱의 도움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요즘 가장 ‘핫’한 골잡이는 아드리아노다. 그는 201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2경기에서 무려 7골을 몰아쳐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2014 시즌 챌린지에서 27골을 넣어 득점왕에 오른 아드리아노는 지난 시즌엔 클래식 무대에서 김신욱과 득점왕 경쟁을 벌이며 15골을 터뜨렸다. 이번 시즌 파트너인 데얀의 지원을 받는다면 20골 이상 노려볼 수 있다.
K리그 득점왕 3연패(2011∼2013년)에 빛나는 데얀은 설명이 필요 없는 골잡이다. 2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 데얀은 시즌 초반엔 침묵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 프로축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적응이 끝나는 여름부터 골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
‘다크호스’로는 지난 시즌 15골을 몰아친 황의조(성남 FC)를 꼽을 수 있다. 황의조는 위의 네 선수보다 유리한 면이 있다. 이들은 팀에서 골을 나눠먹어야 한다. 하지만 황의조의 경우 동료들이 골 찬스를 몰아준다. 약점으로 지목된 체력 조절을 잘하고 쉬운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면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다.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최고 골잡이, 토종? 용병? … 올 시즌 득점왕 경쟁 흥미진진
입력 2016-03-10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