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정겨운 풍경·손에 잡힐 듯한 바람… 이원희·장이규, 25일까지 2인전

입력 2016-03-09 20:53

미술 장르에서 풍경화는 고전적인 주제다. 붓질의 가장 기본이지만 자연과 인간의 어울림을 담아내기란 쉽지 않다. 그만큼 원숙미가 있어야 한다. 풍경화에 일가견이 있는 이원희와 장이규 두 작가의 2인전이 9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노화랑에서 ‘한국자연의 멋-이원희 對 장이규’라는 타이틀로 열린다. 둘 다 계명대 회화과를 나와 모교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초상화를 그리는 등 인물화에도 능통한 이원희는 근경이나 원경 속 나무 한 그루를 화면에 표현한다. 이번에는 눈 덮인 ‘설악’(왼쪽 사진)과 고즈넉한 항구 풍경 ‘죽변에서’ 등을 내놓았다. 자극적인 색채로 붓질하지 않고 따뜻한 거실에서 차 한잔하면서 눈 내린 풍경을 바라보듯 호젓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림이다.

‘소나무가 있는 풍경’(오른쪽)으로 잘 알려진 장이규의 풍경화는 청명한 느낌을 준다. 뜨거운 여름날 먼 산에서 푸른 기운을 드리우고 있는 소나무도 있고 겨울 차가운 공기 속에서 올곧게 서 있는 소나무도 있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대청마루에서 먼 산을 바라보는 듯한 그림이다. 두 작가는 한국 자연의 전형성과 풍토성을 살린 작업으로 풍경화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이광형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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