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서 단체전은 개별 전력의 합(合)이 아니다. 요즘 흔히 하는 말로 ‘케미’가 있어 그 합을 능가할 수도 있고, 모자랄 수도 있다. 능가하도록 만드는 힘이 바로 사령탑의 능력이다.
최근 한국 남자탁구와 테니스는 본질적으로 개인경기지만 단체전에서 멋진 경기로 팬들에게 보답했다. 남자탁구는 세계선수권단체전에서 노장 주세혁(36)과 10세 이상 아래인 이상수(26) 정영식(24) 정우진(21)이 조화를 이뤄 4강까지 진출했다. 최강 중국과의 경기에서 안재형 코치는 주세혁을 빼고 젊은 선수들을 내보내 일전을 펼쳤지만 패했다. 이따금 중국 강호들을 격파한 어린 선수들의 패기를 믿은 오더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난주 테니스 데이비스컵 뉴질랜드와의 아시아-오세아니아 1그룹 1회전에서는 1단식의 홍성찬(19)이 4시간이 넘는 사투 끝에 호세 스테이덤을 이겼다. 비 때문에 이튿날 열릴 예정이던 복식경기가 3일째 두 단식과 함께 열리자 노갑택 감독은 에이스 정현(20)을 복식에서 제외하고 3단식에 전념토록 했다. 이틀 전 홍성찬에게 혼이 난 스테이덤은 체력의 한계를 보였다. 단체전에서는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출전선수 오더를 잘 짜는 것이 감독의 실력이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즐감 스포츠] 단체전 뒤의 치열한 오더싸움
입력 2016-03-09 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