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고… 병들자… 아이 버린 부모들

입력 2016-03-08 21:26
경기도 평택에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며 길가에 버린 30대 계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또 전북 익산에서는 병든 아이를 열차에 버린 50대 아버지가 검거됐다.

경기도 평택경찰서는 8일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7살 아이를 길에 버린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아버지 신모(38)씨와 계모 김모(38)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20일 평택시의 한 길가에 아들 A군(7)을 데려간 뒤 길에 버리고 홀로 귀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남편 신씨와 함께 A군과 큰딸(10)을 학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신씨는 부인의 학대행위를 알고도 방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2일 평택시 포승읍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 예정이던 A군이 학교에 출석하지 않은 것을 이상히 여긴 학교 측의 신고를 받고 조사에 나섰다가 할머니집에서 생활하는 큰딸로부터 계모의 학대행위가 있었다는 진술을 받아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2013년 6월부터 신씨 가족과 함께 살아온 김씨는 아이들에게 밥을 주지 않고, 1주일에 서너 차례씩 아이들을 때렸다고 범행을 시인했다. 지난달 20일 A군을 버리고 돌아온 뒤엔 남편에게 “강원도에 거주하는 친정어머니 지인 집에 보냈다고 둘러댔다.

김씨는 “A군 때문에 부부싸움이 계속돼 남편이 없을 때 길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실종된 A군의 소재를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한편 익산경찰서는 이날 병든 아들을 열차에 두고 내린 혐의(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아버지 A씨(55)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2003년 12월 22일 아들(당시 2세)을 서울 영등포역에 놓고 내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최근 아동학대 사례를 조사하던 중 버려진 아들이 올해 16살이 됐음에도 학교를 다닌 적이 없는 것을 수상히 여겨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2001년 7월 입양한 아들이 희귀질병인 모야모야병(소아뇌중증)에 걸리자 아들을 열차에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평택·익산=강희청 김용권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