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일반분양 2000년 이후 최대 ‘풍년’… 올 5만189가구 공급

입력 2016-03-09 20:40

올해 들어 아파트 분양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재개발·재건축 분야에서는 청약기회가 확대된다. 재개발·재건축에서 나오는 일반분양 물량이 2000년 이후 최대가 될 전망이다.

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6년 전국 재개발·재건축 일반분양 물량은 5만189가구로 집계된다. 조합과 임대 분까지 포함한 10만4568가구 중에서는 48%에 해당한다. 작년보다는 2만2896가구가 늘어난 규모다. 일반분양 물량뿐만 아니라 전체분양 물량과 일반분양 비중도 2000년 이후 최대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2만8298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이 중 서울에서만 2만3216가구가 나온다. 삼성물산은 강남 개포지구에 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블레스티지 396가구를 3월 중 공급한다. 이어 현대건설에서 주공 3단지를 재건축하고 프리미엄 브랜드 ‘THE H(디에이치)’를 처음 적용하는 73가구를 6월에 분양한다. 대림산업은 동작 흑석뉴타운에 e편한세상 403가구를 공급한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의 일반분양 물량은 2만1891가구로 작년 1만3418가구보다 증가할 예정이다. 다만 일반분양의 공급 비중은 평균 58%에서 56%로 소폭 줄어든다. 충남(63%→41%), 전북(63%→51%), 경남(43%→36%), 대구(57%→56%), 부산(66%→65%) 순서로 일반분양 공급 비중이 낮아졌다. 지방의 주택시장이 최근 수년간 호조를 보이면서 조합원 자격을 포기하는 경우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화성산업은 대구 중구 남산동에 남산역화성파크드림 358가구를 3월 중 일반에 공급한다. 포스코건설은 부산 연제구 연산2구역을 재개발해 552가구를 분양한다.

반면 강원(47%→70%)과 경북(43%→54%)은 일반분양 공급 비중이 높아진다. 2015년 재개발·재건축 신규공급이 없었던 대전·제주·울산에서도 일반분양 물량이 공급된다. 특히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재건축 아파트가 나오는 제주도에서는 한진중공업이 남연립재건축 아파트 총 426가구 중 243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통상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일반분양에 나서는 청약자는 조합원보다 높은 분양가를 부담하면서도 동·호수 배정에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경우가 많았다. 올해는 일반분양 비중이 높아지면서 조합원이 아닌 경우에도 이른바 ‘로열층’ 당첨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 이미윤 책임연구원은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올해 분양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