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서비스법 없이 일자리 창출은 미스터리, 기현상”

입력 2016-03-08 21:38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서비스산업 관계자 간담회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야당을 겨냥해 “서비스산업 활성화가 여전히 기득권과 정쟁의 볼모로 잡혀 있다”고 말했다. 서영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8일 국회를 겨냥해 “청년의 80% 이상이 일하길 원하고 국민의 80%가 찬성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비스법) 통과는 반대하면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외치는 건 미스터리이고, 한국에만 있는 기현상”이라고 비판했다. 또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산업 활성화와 노동개혁이 여전히 기득권과 정쟁의 볼모로 잡혀 있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서비스산업 관계자 간담회에서 1531일째 국회에 계류 중인 서비스법의 2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서비스산업을 “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복덩이’ ‘일자리 덩이’”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경칩에 개구리가 깨어나듯이 국회에 잠들어 있는 서비스법이 잠에서 깨어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서비스산업의 규제 혁파를 강조하면서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다’는 말처럼 4차 산업혁명에선 빠른 적응이 중요하다. 규제가 ‘데스밸리’이므로 신속한 적응을 막는 규제를 없애는 게 핵심”이라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는 제조업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같은 세계적 기업들이 여럿 있는 데 비해 서비스업에선 글로벌 기업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이처럼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에는 선진국에는 없는 갈라파고스 규제가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는 상황을 ‘기득권층과 정쟁의 볼모’의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박 대통령은 “동네병원 중심의 원격의료를 허용하려는 것을 두고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심화된다’는 식으로 괴담으로 옭아매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토로했다. 보건의료의 공공성 훼손 우려를 주장하는 야당에 대해선 “정부는 의료 공공성 근간을 건드릴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간담회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서비스산업 육성 의지를 설명하고 현장의 애로사항과 건의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2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서비스법 처리를 호소하는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국회에 전달하기 위한 차원도 있다. 간담회에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경제부처 장관들, 서비스산업 관련 기업인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주제 발표에 이어 보건의료 및 관광, 소프트웨어, 교육, 금융, 콘텐츠, 물류 등 7대 유망 서비스산업의 발전방안 등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