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경선이 치러지는 ‘미니 슈퍼 화요일’(현지시간 15일)의 핵심지역인 플로리다에서 공화당의 선두 주자 도널드 트럼프와 이 지역 출신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의 지지율 격차가 급격히 줄고 있다. 이달 들어 루비오 의원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지난 1월 초만 해도 20∼30% 포인트에 달하던 두 사람의 지지율 차이가 한 자릿수로 뚝 떨어졌다.
미 몬머스대학이 7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플로리다에서 38%의 지지율로 1위를 달렸다. 하지만 30%를 얻은 루비오 의원과의 지지율 격차는 8% 포인트로 줄었다.
트럼프와 루비오의 지지율 격차가 지난 1월만 해도 최고 3배 이상 벌어졌던 걸 감안하면 두 사람의 지지율 차이는 급속도로 줄었다. 플로리다 애틀랜틱대학이 1월 15∼18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는 48%의 지지율로 절대 우위를 보인 반면 루비오는 11%에 불과했다.
그러나 2월 24일 실시된 그래비스 조사에서 루비오의 지지율은 26%로 급상승하더니 3월 3∼6일 실시된 몬머스대학 조사에서는 30%로 올라서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플로리다는 1위 후보에게 대의원 전부를 배정하는 승자독식제가 적용되는 곳으로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 지역 중에서도 대의원이 99명으로 가장 많다. 만일 루비오가 플로리다에서 승리한다면 트럼프가 전당대회 전에 후보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과반수를 자력으로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독재자인 아돌프 히틀러와 베니토 무솔리니에 비유하며 미국 유권자들에게 신중한 한 표를 행사할 것을 호소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멕시코뿐 아니라 일본도 트럼프의 ‘일본 때리기’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최근 “일본이 환율을 조작해 무역흑자를 내고 있고, 비용을 거의 내지 않고 미국을 통해 자국을 방어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NYT는 “일본인들은 대미 무역흑자가 많이 날 때인 1980∼90년대에 일본에 대한 미국인들의 비난 여론이 거셌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런 일이 재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그동안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던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자신의 출마로 대선이 삼파전으로 흐를 경우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불출마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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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08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