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8일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인재들이 늘어날 수 있도록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사회 리스크(위험) 회피 현상이 만연해 있다”고 진단한 뒤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용감하게 도전하는 ‘퍼스트 펭귄’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퍼스트 펭귄은 위험 때문에 바다에 뛰어들지 않는 펭귄 무리 중 가장 먼저 바다에 뛰어들어 무리를 이끄는 펭귄을 뜻한다.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용감하게 도전하는 선구자를 지칭한다.
최근 사회 각 분야에서는 도전정신이 사라지는 경향이 뚜렷하다. 기업 분야의 경우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중 1990년 이후 창립된 기업은 6개에 불과하고, 그나마 2002년 이후는 전무할 정도로 새로운 기업 출현이 크게 감소했다.
금융 분야에서도 다소 위험 부담이 있는 기업금융보다 담보대출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가계금융 위주의 경영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전경련이 시중은행 CEO 8명의 이력을 분석한 결과, 이들 중 6명은 기업금융 경력이 가계금융 경력보다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8명 CEO의 총 이력(102년) 중 기업금융 이력은 12년4개월로 가계금융 이력(20년9개월)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가계 분야에서는 안정된 직업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1999년 고교생 희망직업 순위는 언론·광고인, 교사, 디자이너, 과학·기술·건축가, 의사·약사 순서였다. 그러나 2012년 중·고교생 희망직업 순위는 초등교사, 의사, 공무원, 중·고교 교사, 요리사 순으로 바뀌었다.
이 부회장은 “실패확률을 낮추는 시스템과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더 많은 퍼스트 펭귄이 등장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수요는 있으나 공급이 부족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관광, 의료, 콘텐츠, 교육 등 분야를 예로 들며 “규제를 해소해 도전을 유도해야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용택 기자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위험 감수하고 도전하는 퍼스트 펭귄 많아져야”
입력 2016-03-08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