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전셋값 송파 제쳤다… 7년 만에 2.7배 급등

입력 2016-03-08 20:42

경기도 판교신도시 아파트 전세가가 7년 동안 2.7배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교신도시의 최근 전세가격은 서울 송파·강동보다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114는 지난 2월 말 기준 판교 아파트의 전세가가 3.3㎡당 1831만원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2009년 판교신도시 1단계 준공이 끝난 뒤 첫 입주가 시작됐을 때는 3.3㎡당 678만원이었다. 당시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2억원 전세로 계약한 뒤 꾸준히 재계약했다면 5억4000만원까지 오른 셈이다.

판교의 3.3㎡당 전세가는 서울 강남권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강남 4구의 평균 전세가격은 재건축 단지를 제외할 경우 3.3㎡당 1738만원 정도로 판교보다 낮다. 지역별로 보면 강남구가 2054만원, 서초구 1940만원, 송파구 1602만원, 강동구 1194만원이다.

판교 전세의 상승폭은 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 내에서 가장 높다. 같은 시기 신도시에서는 파주(2.3배) 김포(2.1배) 분당(1.9배) 순으로 전세가격이 뛰었다. 신도시를 제외한 수도권에서는 용인(2.2배) 광명(2.1배) 의왕(2.1배) 서울 성동구(2.0배)의 전세가 상승률이 높았다.

판교 전세가가 급격히 상승한 것은 강남과 판교테크노밸리의 임차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분당선 개통 이후 강남으로 출퇴근이 쉬워지면서 기존 강남에 살던 세입자들이 대거 판교로 이주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강남 일대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유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또 판교테크노밸리 조성으로 판교 내에 직장인 인구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세가가 급등하면서 매매로 전환하는 실수요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판교 랜드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판교 집주인들이 대출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매가와 비슷한 수준에 전세 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판교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80% 수준으로 매매로 전환하려는 실수요도 많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