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도자들이 은근히 바라는 것이 있다면 대한민국 국민끼리 서로 다투고, 싸우며, 갈라지다가 스스로 망하는 것이다. 아마도 ‘은근히’가 아니라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단과 이단들, 그리고 반교회적인 사람들도 간절히 바랄 것이다. 한국교회 지도자들과 성도들이 서로 피 튀기게 싸우다가 갈라지고 무너지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는 불행하게도 싸울 대상을 잘못 정한 채 정신없이 다투고 있다. 그리고 점점 쓰러져 가고 있다.
연합단체 교단 총회 교회 목사 선교사 장로들이 냄새는 덮고 향수를 풍겨야 하는데 도리어 냄새는 풍기고 향수는 덮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던 대부분의 교인들은 불안에 떨다가 이제는 낙심의 그늘 밑에 주저앉고 있다.
세월호는 다른 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고 많은 사람과 화물을 실을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나 예상보다 빨리 침몰했다. 마찬가지로 한국교회도 세계교회들 가운데 꽤 규모가 있으며 영향력도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미래도 마치 세월호처럼 예상보다 빠른 기간 내에 침몰할 수 있다는 불길한 생각이 드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이제라도 잘못 선택한 싸움의 대상을 바로 잡아야 한다. 지도자 사도 바울이 “나는 날마다 죽는다”고 한 것처럼 우리도 먼저 자기 자신과 싸워 이겨야 한다. 특히 한국교회 개혁은 각 분야에 영향력 있는 일부 목사 및 장로들의 개혁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목사 및 장로가 자신이 먼저 죽는 싸움에서 승리를 해야 그 선한 영향력이 나머지 성도들에게도 누룩처럼 퍼져나갈 것이다.
일평생 공적 설교를 제일 많이 한 목사들이 모인 곳이자 일평생 설교를 제일 많이 듣고 대표기도를 제일 많이 한 장로들이 모인 곳이 당회 교회 노회 연회 총회인데 왜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을까. 왜 그곳에서 성령님께서 심히 근심하시는 모습을 보아야 할까.
그곳에서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목사와 장로들이 변화되지 않고 도리어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목사가 먼저 살면 소속된 성도들이 죽을 것이고 목사가 먼저 죽으면 성도들과 한국교회가 다시 살게 될 것이다. 한국교회가 성화되는 비결은 그렇게 교회 지도자들이 다시 예수님을 깊이 바라보며 자기 자신부터 개혁하는 것이다.
그리고 개혁의 실제적 방법은 높고 존귀하신 예수님께서 낮고 무지한 제자들과 늘 함께 하셨듯이 하나 됨을 위해 낮아지고 조금 늦더라도 같이 가는 것이다. 즉 “하나 되게 하소서”라고 기도하시던 예수님을 기억하며 이제라도 일보다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언행을 보여야 한다. 또 자신을 십자가 죽음으로 내몰았던 무리들을 초자연적인 권능으로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셨지만, 도리어 스스로 십자가 죽음을 선택하셨던 예수님처럼 때론 하나 됨을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죽을 줄 알아야 한다. 혹 그것이 힘들다면 하나 됨을 위해 죽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
이제는 자신을 위한 교회와 복음이 아니요 교회와 복음을 위한 자신으로 점점 성화 돼야 할 것이다. 그런 흐름이 교회 지도자들로부터 시작되어 점점 나비효과를 나타내 젊은 집사들, 기독청년과 청소년들에게 좋은 영향과 변화를 이끌어내기를 소망한다. 더 나아가 한국사회에 다시 한 번 밝은 희망을 보여주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기도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이건영 목사 (인천제2교회)
[시온의 소리-이건영] 하나 되게 하소서
입력 2016-03-08 2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