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표 공천’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더민주는 7일 전략공천 후보자 6명과 9곳의 단수공천 지역을 발표했다. 더민주는 이르면 9일부터 현역 의원 정밀심사 결과를 발표하며 ‘물갈이’ 작업의 속도도 더 높일 계획이다.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는 오기형 변호사를 서울 도봉을에, 표창원 김병관 비대위원을 각각 경기 용인정과 분당갑에, 김정우 세종대 교수를 경기 군포갑에,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과 윤종기 전 인천지방경찰청장을 각각 전북 정읍, 인천 연수을에 전략공천키로 했다. 이 가운데 최근 입당한 윤 전 청장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은 모두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다.
비대위가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를 광주 서을에 전략공천한 데 이어 문 전 대표 영입 인사 상당수를 전략공천하자 당 일각에서는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문 전 대표를 배려해 이들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지도부는 철저하게 당선 가능성만을 고려한 카드라고 일축했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용인과 분당 등은 여당세가 강한 ‘험지’다. 표창원 김병관이 아니면 기대하기 힘든 곳 아니냐”며 “여론조사 결과 당선 가능성이 있는 사람만 공천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공천위원회 관계자도 “경선에 힘 빼지 말고 본선에 집중하라는 차원”이라고 전했다.
비대위는 또 9곳의 선거구에 단수후보자를 내기로 했다. 김부겸 김영춘 김진표 조일현 전 의원이 각각 대구 수성갑과 부산 부산진갑, 경기 수원무, 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에 단수 추천됐다.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가 경기 김포갑에, 박찬대 김영진 박정 지역위원장이 각각 인천 연수갑과 경기 수원병, 파주을에 단수후보로 나선다.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공보담당비서관을 역임한 대표적 ‘친노’(친노무현) 인사인 김경수 경남도당위원장도 경남 김해을에 단수 공천됐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당초 8일로 예고했던 정밀심사 결과 발표를 연기하기로 했다. 현재 공관위는 현역 의원들에 대한 경쟁력 조사를 모두 마치고 공관위원들의 ‘가부(可否) 투표’를 진행 중이다.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공관위원들은 현역 의원 이외 ‘대체재’가 없는 지역을 놓고 고심 중이라고 한다. 김성수 대변인은 “정밀심사가 늦어졌고, 윤리심사 결과만 발표하는 것도 어렵다”고 전했다. 당내에서는 친노 및 주류 진영 의원 상당수가 공천 탈락자 명단에 포함됐을 것이라는 소문도 퍼졌다. 당 관계자는 “충분히 개연성 있는 시나리오”라고 전했다.
한편 김 대표는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과 만나 “(민주노총이) 사회적 문제에 너무 집착하게 되면 근로자 권익보호에는 상당히 소외되는 분야가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와 ‘동명이인’인 김종인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노동자 권익을 위해 활동해야 한다는 건 당연한 말씀”이라면서도 “테러방지법 통과 전에도 국정원이나 경찰이 민주노총 간부들에 대해 통신 조회를 했다고 하니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고 한다.
최승욱 고승혁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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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07 2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