禁女의 벽 허무는 여군들… 헬기 조종부터 DMZ 수색까지

입력 2016-03-07 21:23
육군 제2항공여단 중대장 장시정 소령이 7일 세종시 조치원읍 여단 활주로에서 UH-60 헬기 조종간을 잡은 채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육군 제공
경기도 남양주시 육군 제2군수지원사령부에서 대형 수송차량을 운전하는 김미선 하사와 이승연 중사, 김지선 하사(왼쪽부터). 육군 제공
6사단 수색대대 정보과장 주현정 대위(가운데)가 강원도 철원군 인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부대원들과 주먹을 올려 보이고 있다. 육군 제공
육군은 ‘세계 여성의 날’(8일)을 맞아 “육군에서 장군 2명을 포함해 6600여명의 여군이 금녀의 벽을 허물고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72사단 노경희(47) 대령은 여군으로서는 처음으로 지난해 6월 일선 보병사단 연대장으로 취임했다. 노 대령은 작전과 교육 분야 전문가로 치밀하고 따뜻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부대를 안정적으로 지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육군전력 핵심 가운데 하나인 항공병과에서도 여군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조종사는 32명으로 이 중 2항공여단 장시정(37) 소령은 중대장으로 6대의 UH-60 블랙호크헬기를 관장하고 있다. 두 아이의 엄마인 장 소령은 지난해 뉴욕주립대에서 항공우주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6사단 주현정(31) 대위는 지난해 12월부터 최전방 일반전초(GOP) 수색대대 정보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수색대대 정보과장직을 수행하는 최초의 여군이다. 주 대위는 북한군과 가장 가까운 지역에서 비무장지대(DMZ) 수색작전을 계획하는 일을 한다.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초긴장 상태로 며칠간 퇴근도 못한다. 주 대위는 “많은 후배들이 남성 군인들과 동등한 여건에서 당당하게 임무를 수행하기 바란다”며 “완벽한 DMZ 수색작전에 기여하는 정보과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군종과 포병, 방공병과가 여군에 개방되면서 사실상 육군 모든 병과에서 여군활동이 가능해졌다.

육군은 일·가정 양립을 위해 다양한 출산·육아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전방지역 군 병원 6곳에 산부인과를 설치했고, 현재 53곳인 어린이집도 84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간호사관학교장을 제외하고 여성 장군이 보병에서 단 1명에 불과할 만큼 군의 양성평등은 아직 상징적 차원에 머물고 있을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성 장군은 아직 2년만 근무하고 전역하는 임기제 장군이다.

다행히 공군에선 여군 조종사 70여명이 F-16 전투기를 비롯한 각종 항공기 조종사로 활약하고 있고, 지난해 12월에는 여군비행대장 2명이 배출됐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