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현대화시장 ‘강 對 강’ 대치… 수협 “16일부터 신축 건물서 경매 진행”

입력 2016-03-07 20:26

수협중앙회가 상인들의 입주 반대로 ‘개점휴업’ 상태였던 노량진시장 신축 건물(조감도)을 오는 16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상인들은 여전히 신축 건물로 이주할 수 없다는 입장인 데 반해 수협은 기존 건물에서 상인들이 영업을 할 경우 법적 소송도 진행한다는 계획이어서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수협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신축 노량진수산시장 입주 마감 시한을 15일로 발표하고, 16일 첫 수산물 경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수협은 신축 건물로 옮기지 않고 기존 시장에서 계속해서 영업하는 상인이 있을 경우 무단점유자로 간주해 무단점유 사용료를 물리고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와 수협은 1971년 지어져 낡은 노량진 수산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총 2241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신축 노량진시장 건물을 짓는 현대화 사업을 진행했다. 2012년 12월 착공해 지난해 10월 완공됐다.

수협은 당초 지난 1월부터 신축 건물에서 영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1월까지 신축 건물로 이주한 상인은 없었다.

수협은 지난 4일까지 이전대상 상인 680여명을 대상으로 자리 추첨을 진행했지만 상인 중 절반이 상점배정을 거부하고 추첨에 참여하지 않았다.

상인들이 신축 건물 이주를 반대하는 것은 협소한 공간과 높은 관리비 때문이다. 수협은 당초 경매장과 판매 공간을 지상 1, 2층으로 나눠 신축 건물을 설계하기로 했다. 복층화로 현재 사용 중인 전용 면적보다 약 두 배 넓힌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상인들이 접근성을 이유로 복층화에 반대하면서 경매장과 판매자리를 1층에 평면 배치했다. 복층화가 무산되면서 공간도 기존 계획보다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임대료는 A급 공간이 26만원에서 71만원으로, B급 공간이 23만원에서 47만원으로, C급 공간이 18만원에서 25만원으로 평균 1.7∼1.8배 인상된다.

이승기 노량진수산시장 상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 상인들은 앞으로도 신축 건물로 이전할 계획이 없고, 기존 건물 영업 행위에 대해 소송을 한다면 우리도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윤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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