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대표적으로 오용하는 성경 구절

입력 2016-03-07 18:17
대신총회신학원 성기문(사진) 교수가 ‘평신도와 가나안 성도를 위한 구약 해석 세미나’에서 한국교회가 대표적으로 오용하고 있는 성경 구절로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기 8:7)’를 꼽았다. 그는 “전체 문맥상 축복이라 말할 수 없다”며 “의인인 욥이 고난 겪는 모습을 보면서 친구들이 ‘네가 죄인임을 인정하고 회개하면 하나님이 복귀시켜주실 것’이라고 비꼬는 말씀”이라고 말했다. 그는 “식당 등에 이 말씀을 많이 붙여놨는데 만약 욥이 지금 이걸 봤다면 뒷목을 잡고 쓰러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사르밧 과부(왕상 17:8∼16)’를 들어 목회자를 잘 섬겨야 복 받는다고 설교하거나 ‘벧세메스로 가는 소 이야기(삼상 6:12)’를 죽도록 헌신하라는 취지로 설교하는 것도 잘못된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신명기 5:32)’는 구절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데 모세 시대에 무슨 좌익 우익이 있었겠느냐”며 “정도로 가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밖에 죄의 용서를 다루고 있는 레위기 6장 1∼7절을 말로만 회개하면 다 된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 여호수아와 사사기의 ‘정복자 하나님’을 잘못 이해하고 땅 밟기를 하는 것 등을 문제사례로 지적했다.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청파로 삼일교회에서 시작된 세미나는 10일 대담, 17일 세미나 형식으로 두 차례 더 진행된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