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터졌다. ‘토종 홈런왕’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전매특허인 홈런포를 미국 땅에서 쏘아 올렸다. 그것도 그랜드슬램이었다.
박병호는 7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포트 샬럿의 샬럿 스포츠 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6번 타자 겸 1루수로 출전해 만루홈런을 포함해 3타수 1안타 4타점 2득점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박병호는 첫 타석부터 통쾌한 한 방을 터트렸다. 0-0이던 1회초 2사 만루에서 탬파베이 선발 투수 우완 제이크 오도리지의 3구째를 통타해 홈런포로 연결시켰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홈런포를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했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타구가 멀리 날아가지 않는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특유의 괴력으로 공을 좌중간 담장 밖으로 넘겼다. MLB닷컴은 박병호의 홈런 비거리를 384피트(117m)로 측정했다.
박병호는 또 과감한 주루 플레이로 득점까지 올렸다. 4-1로 앞선 4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3루수 실책으로 출루했다. 이어 2사 후 에두아르도 누네스의 우전 적시타 때 상대 송구 실책이 나오자 그대로 홈까지 파고들어 득점에 성공했다. 6회초 삼진으로 물러선 박병호는 6회말 수비 때 맥스 케플러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박병호의 활약으로 미네소타는 5대 4로 이겼다. 팀 득점 모두 박병호의 손과 발에서 나왔다. 박병호는 수비에서도 처음 1루수를 맡아 무난하게 공을 처리했다.
박병호는 “시범경기 동안 삼진도 당하고 안타도 쳤다”며 “특별한 것은 없었고 타이밍을 맞혀 나가려고 했다.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폴 몰리터 감독은 “첫 경기를 시작한 후 박병호는 이미 훌륭하게 적응하고 있다”며 “박병호가 자신의 힘의 일부를 보여줬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MLB닷컴은 “미네소타는 한국에서 2년 동안 105개의 홈런을 터트린 박병호의 엄청난 파워를 보고 계약했다”며 “미네소타 팬들은 박병호의 만루홈런을 보면서 그가 가진 파워를 맛봤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동갑내기 절친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와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는 맞대결을 펼쳤지만 둘 다 안타를 때려내는 데 실패했다. 추신수는 2타수 무안타, 이대호는 2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타격기계’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는 보스턴 레드삭스전에 나왔지만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또다시 침묵했다. 김현수는 5경기 16타수 무안타라는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박뱅’ 박병호, 시범경기 그랜드슬램 폭발
입력 2016-03-07 2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