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엽문’ 시리즈는 중국의 대표적인 무술 영춘권의 일대종사 엽문(1893∼1972)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최종편 ‘엽문 3: 최후의 대결’(사진)이 10일 개봉된다. 3편에서 최후의 대결을 벌이는 사람은 영춘권의 정통 계승자를 자처하는 엽문과 새로 등장한 숨은 고수 장천지다. 하지만 하이라이트는 엽문 역의 견자단과 악당 두목 프랭크 역을 맡은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의 맞대결이다.
1986년 WBC 헤비급 세계챔피언, 1987년 IBF·WBA 헤비급 세계챔피언, 1996년 WBA·WBC 헤비급 세계챔피언을 석권한 타이슨은 은퇴 후 ‘블랙 앤 화이트’(1999) ‘더 행 오버’(2009) 등 10여 편의 영화에 단역과 조연으로 출연하며 연기력을 선보였다. ‘엽문 3’에서는 자신의 주특기인 권투실력을 뽐내는 장면으로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모았다.
1950년대 홍콩은 날로 심해지는 부정부패와 외세의 횡포로 혼란에 빠진다. 어린 학생들을 위협하며 학교부지까지 빼앗으려는 암흑조직이 나타나자 엽문은 그들을 일망타진하고 두목 프랭크를 찾아가 결전을 벌인다. 간결하면서도 빠른 속도로 권법을 구사하는 견자단과 가공할 파괴력을 자랑하는 핵주먹 타이슨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싸움이 전개된다.
견자단은 “사전에 동작이 짜여 있어도 맞는 건 피할 수 없었다. 굉장히 위협적인 순간들이 있었다. 모든 동작 하나하나를 서로 상의하면서 장면을 만들었다”고 말했고, 타이슨은 “액션영화 출연이 처음이라 견자단의 움직임을 보고 많이 배웠다”고 맞대결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선수 시절 상대방 귀를 물어뜯기도 했던 타이슨은 이번에 악당 역이지만 신사적인 매너를 보여준다.
‘라이즈 오브 더 레전드: 황비홍’(2014)에서 현란한 액션으로 주목 받은 배우 장진과 견자단이 벌이는 한판 대결도 볼만하다. 엽문의 제자인 이소룡이 무술에 입문하게 되는 과정을 담은 장면도 흥미롭다. ‘엽문’ 시리즈를 통해 스타 감독이 된 엽위신 감독과 ‘와호장룡’ ‘매트릭스’로 유명한 원화평 무술감독이 협업했다. 12세 관람가. 110분.이광형 문화전문기자
견자단 vs 타이슨 ‘세기의 대결’… ‘엽문’ 시리즈 최종편
입력 2016-03-09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