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김무성-‘면접관’ 이한구 30여분 문답… 상향식 공천·안심번호 날카로운 신경전

입력 2016-03-06 21:18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20대 총선 공천심사 면접장 앞에서 같은 지역구(부산 중·영도) 예비후보들과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혁란 예비후보, 김 대표, 김용원 최홍 최홍배 예비후보. 이병주 기자

20대 총선 후보자 공천 룰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했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6일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김 대표가 부산 중·영도 예비후보자 자격으로, 이 위원장은 공천후보 심사 면접관 자격으로 30분 넘게 ‘불편한 만남’을 이어간 것이다. 치열한 설전이 불붙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은 상향식 공천과 안심번호 국민여론조사에 대한 입장 등을 두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이어갔다고 한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영남 선거구 변경지역 공천 예비후보자 72명에 대한 면접을 실시했다. 김 대표가 면접장에 들어서자 이 위원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 숙여 인사한 황진하 사무총장과는 달리 앉은 채 “어서 오십시오”라고만 인사를 건넸다. 반면 김 대표는 “인사합시다. 차렷, 경례”라고 구령까지 넣어 인사한 뒤 자리에 앉았다.

면접에서는 김 대표가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했던 ‘상향식 공천’ 문제점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회선 공관위원이 “상향식 공천에 문제점이 있을 수 있지 않느냐”고 하자 김 대표는 “(상향식 공천이) 민주주의 완성이고 민주주의의 꽃이다. 상향식 공천 정신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단호하게 답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한 참석자는 이 위원장이 김 대표를 향해 “안심번호가 오류가 많다고 한다”고 하자 김 대표는 “아무 문제 없다”고 일축했으며, 면접을 마칠 때쯤 이 위원장이 이를 놓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또 심사장 안에서 비례대표 후보 추천에 대한 질문을 받자 “(당대표로서) 나는 한 명도 추천하지 않겠다. 밀실 공천은 안 하겠다”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중·영도 공천에 대해선 일반 국민 100% 여론조사로 하는 데 동의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친박 실세’로 불리는 최경환 의원(경북 경산)도 오후 늦게 당사를 찾아 면접을 치렀다. 20여분의 면접에서 최 의원은 경제정책과 계파 갈등에 관한 입장 등의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각각 “나는 시장경제 수호자” “계파가 문제가 아니고 가까운 사람끼리 정치를 하다보면 또 대화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고 한다.

박근혜정부 1기 내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낸 윤상직 예비후보(부산 기장)도 이날 면접을 치렀다. 또 새 선거구 획정에 따라 지역구가 통합돼 서로 경쟁하게 된 김재원 의원과 김종태 의원(이상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장윤석 의원과 이한성 의원(이상 경북 영주·문경·예천)도 면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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