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섹시 댄스’였다. 지난달 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츠 챔피언십에서 LPGA 데뷔 첫 우승을 거두고 ‘검객 세리머니’를 선보였던 장하나(24·비씨카드)가 또 다른 세리머니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장하나는 6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장 세라퐁 코스(파72·6600야드)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 4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2위 포나농 파틀럼(태국)을 4타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우승한 뒤 귀엽고 섹시한 댄스로 통산 2승의 기쁨을 자축했다. 장하나는 지난 4일 2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마치고 가진 인터뷰에서 “섹시한 미국 여성에게 영감을 얻은 세리머니를 준비했다”며 ‘섹시 댄스’를 예고한 바 있다.
이날 장하나는 이글 1개, 버디 6개에 보기는 1개로 코스레코드 타이인 65타를 쳤다. 특히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가슴을 졸이는 스타일이 아닌, 경기를 즐기는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장하나는 3타차로 앞선 18번홀(파5)에서 그린 옆 워터해저드를 아랑곳하지 않고, 페어웨이우드로 그린을 직접 공략하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이글을 기록해 팬들의 갈채를 받았다.
현재 세계랭킹 10위인 장하나는 7일 발표될 랭킹 순위에서 2위 박인비(28·KB금융그룹)에 이어 한국선수로는 두 번째인 5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국 선수들 간의 리우올림픽 티켓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올 시즌 5개 대회에서 우승 2회를 포함해 4차례나 톱10에 들었던 장하나는 우승상금 22만5000달러를 보태 상금 선두(56만668달러)도 질주하고 있다.
국산 볼빅 볼을 사용하는 파틀럼에 1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장하나는 첫 홀부터 퍼팅이 호조를 보였다. 1번홀 4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기분 좋게 출발했고 7번홀(파5)에서 3번째 벙커샷이 홀을 돌아 나오며 버디를 추가했다. 9번 홀에서도 6m가량의 긴 버디를 집어넣어 전반에만 3타를 줄였다.
11번홀에서 세컨드샷 미스로 첫 보기를 범했지만 12번홀에서 바로 버디를 추가해 만회했고. 13번 홀에서도 10m 가량의 퍼트를 넣어 2연속 버디를 적어냈다. 13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성공시켰을 때 파틀럼에 4타 앞서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태국 선수 최초의 LPGA 우승에 도전했던 파틀럼은 장기인 쇼트게임을 앞세워 추격했지만 장하나의 기세에 눌렸다.
양희영(27·PNS)이 11언더파 단독 3위에 올랐고 10언더파의 최운정(26·볼빅), 이미림(26·NH투자증권), 최나연(29·SK텔레콤)이 공동 4위에 랭크됐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쉘 위 댄스∼ 장하나, 2승 ‘섹시 춤’… LPGA 위민스 챔피언스 우승
입력 2016-03-06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