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위치한 ‘LG화학 오창1공장’. 지난 4일 찾은 이곳은 축구장 17배 이상 크기인 12만3000㎡ 부지에 지상 3층 규모, 2개동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이 구축돼 있었다.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생산 능력을 갖춘 오창1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5000만셀로 하루 현대 쏘나타 HEV(하이브리드) 1만대 분량의 배터리 셀이 생산된다.
현재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국내 및 북미, 유럽 등 전 세계에 공급되고 있다. 자동차 배터리 분야의 세계 1위 기업인 LG화학은 전 세계 20곳 이상의 고객사들로부터 수백만대의 수주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이날도 오창1공장의 생산라인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공정은 크게 전극-조립-활성화 등 세 단계로 나뉜다. 전극공정은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을 만든다. 조립공정은 양극 및 음극과 분리막을 차곡차곡 쌓은 뒤 말아서 알루미늄 시트로 포장한다. 활성화 공정에서는 포장된 배터리를 충·방전하고, 숙성시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든다.
LG화학 측은 기자들에게 배터리 셀을 조립하는 공정을 공개했다. 전자동화된 생산라인에서는 로봇들이 쉴 새 없이 배터리 안에 들어가는 전극과 분리막을 쌓은 뒤 이를 둘둘 말아 알루미늄 파우치에 포장하고 있었다. 이런 배터리 제조방식은 LG화학만의 독자적인 기술로 ‘스택 앤드 폴딩(Stack & Folding)’으로 불린다. 전극을 쌓고 접는 방식으로 내부 공간 활용을 극대화해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구현하는 방식이다. 이후 알루미늄 파우치에 전자의 이동을 돕는 전액물질을 주입한 뒤 진공포장을 하면 배터리 셀 조립이 완성된다.
모든 과정은 밀폐된 공간에서 이뤄지고 있었고, 수분에 민감한 리튬 이온의 특성상 철저한 수분 관리가 되고 있었다. 또 과정마다 연구원들은 각종 계측 기계를 이용해 불량품을 검사하고, 각종 공정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세심하게 점검했다.
LG화학 자동차전지 생산센터장 이중재 상무는 “LG화학은 전 세계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한 화학기반의 회사로 자체적으로 소재를 생산해 내재화할 수 있어 원가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해 전 세계에서 운행 중인 친환경 차량이 50만대를 넘어섰지만, 단 한 번도 필드 이슈(Field Issue·현장 고객 불만)가 발생하지 않는 등 품질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해법으로 ‘선제적 변화’를 제시했다. 박 부회장은 “기업에 있어서도 지속적인 변화만이 한계 없는 생존과 성장을 보장하는 만큼 LG화학은 끊임없는 선제적 변화를 통해 영속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LG화학의 중장기적 미래 변화 방향으로 에너지(Energy) 물(Water) 바이오(Bio) 분야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그는 “친환경 차량용 소재, 혁신 전지, 연료전지용 소재 등 에너지 분야 사업과 수처리 역삼투압(RO) 필터 등 물 분야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면서 “바이오 분야에서는 인수·합병을 포함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주=노용택 기자 nyt@kmib.co.kr
[르포-‘LG화학 오창1공장’] 축구장 17배 규모… 하루 쏘나타 1만대 분량 배터리 생산
입력 2016-03-07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