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 성장률 둔화 감안한 대책 철저히 세워야

입력 2016-03-06 17:39
고속 성장을 구가하던 중국이 중속 성장으로 경제정책 방향을 수정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5일 개막된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5∼7.0%로 설정하고 향후 5년간 6.5% 이상의 중속 성장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성장률 목표를 7.0% 이하로 낮춘 것은 25년 만에 처음이다. 리 총리는 “산업의 고도화를 더 미룰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고속 성장을 사실상 포기하고 안정적 성장과 산업·기업별 구조조정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그동안 중국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세계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그런 중국이 중속 성장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세계 경제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게 분명하다. 전 세계의 성장 엔진이나 다름없었던 중국의 경제 둔화는 다른 나라들의 경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중국 성장률이 1% 포인트 낮아지면 한국 성장률은 0.6% 포인트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KDI는 “중국 성장률이 1% 포인트 떨어지면 한국 성장률은 0.2% 포인트 낮아진다”면서 “중국 성장률 둔화가 신흥국과 선진국 경제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줄 경우 한국 성장률은 추가로 0.2∼0.4% 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외신들은 중국이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외 여건이 악화될 조짐인데도 국내 경제 사정은 여의치 않다. 내수와 수출, 투자와 부채 규모 등 양호한 경제 지표가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수출은 지난해 1월부터 14개월 연속 감소세의 늪에 빠져 있다. 한국은 중국에 대한 수출이 전체의 25%를 차지한다. 중국이 기침을 하면 한국은 독감에 걸리는 구조다. 정부와 업계는 수출 지역 다변화, 기술 혁신, 금융 건전성 제고 등 다양한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