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통폐합 주도 ‘5공 실세’ 허문도 사망

입력 2016-03-06 19:29 수정 2016-03-06 21:06

허문도 전 국토통일원 장관이 5일 오전 7시30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사망했다. 향년 76세.

허 전 장관은 전두환정부 시절 허삼수 허화평 전 의원과 함께 ‘쓰리(3) 허’라는 별칭으로 불렸고, ‘5공 실세’로 통했다. 경남 고성 출신으로 부산고,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뒤 조선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했으며, 전두환 군사정권에 발탁돼 중앙정보부 비서실장,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문화공보위원, 청와대 정무비서관 등을 지냈다.

1980년 언론 통폐합을 주도하고 1981년 ‘국풍81’을 기획해 관제 집회에 수천명을 동원하기도 했다. 때문에 독일 나치정권 당시의 선전장관으로 선동정치를 주도했던 파울 괴벨스에 빗대어 ‘전두환의 괴벨스’란 오명을 얻었다.

언론 통폐합은 1980년 11월 전국 64개 언론사를 강제 통합한 것으로, 이 과정에서 언론인 1000여명이 해직당했다. 그는 1989년 ‘5공 청문회’에 나와 여야 의원들이 언론 통폐합을 추궁하자 끝까지 “통폐합은 잘한 일”이라고 답했다. 또 “전두환 전 대통령은 난세를 치세로 바꾼 영웅”이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빈소에는 전 전 대통령, 정의화 국회의장, 홍영표 통일부 장관,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등이 보낸 조화가 놓였다. 가족과 친지들의 조문이 이어졌지만 그와 인연이 있는 정계 인사들은 많이 눈에 띄지 않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수경씨와 2남1녀.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031-787-1501), 발인은 8일 오전 6시이며 장지는 경남 고성 선산이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