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경제지표가 호전될 것이라는 정부 기대와 달리 우리나라 생산·소비·투자가 1분기 내에는 개선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해외 투자기관들이 전망했다. 또 수출 부진 장기화가 내수에 악영향이 되고 있어 수출과 내수 활성화를 연계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HSBC, 바클레이스 등 해외 투자기관들은 우리나라의 산업생산이 단기간 내 추세적 반등 여지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2% 줄어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바뀌었다.
HSBC는 대외 수요 부진에 따른 제조업 재고에 대한 기업의 조정 움직임이 당분간 생산활동 확대를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1월 중공업 구조조정에 따른 조선 및 석유·가스 관련 설비 신규 수주 감소 등으로 생산이 빠르게 회복되기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노무라는 2월 수출 감소, 기업 투자심리 위축 및 신용위험 증가 등으로 향후 산업생산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평균 가동률 하락, 신뢰지수 저조 등으로 1분기 내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바클레이스) 보거나 경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3개월 연속 하락해 제조업 경기의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는 등(시티은행) 국내 경기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현재의 내수 침체에는 장기화된 수출 부진이 직접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우리 수출이 광공업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1.1% 포인트로 추정했다. 최근 공개된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모 금통위원은 “수출 부진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생산이나 고용 부문을 통해 내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은 관련 부서도 이에 동감한 뒤 “수출이 내수에 미치는 영향이 수출 부진 시 더 크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6일 발간된 ‘최근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현 경제 상황은 수출 불황이 내수 불황으로 전염되는 단계”라며 “이를 방치할 경우 장기간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정부는 2월부터 우리 산업생산 등이 반등할 것이라고 언급, 국내외 기관들과의 시각차를 드러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2월에는 수출 부진 완화,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등으로 생산·투자·소매판매 등 주요 지표 반등이 예상되고 저유가, 고용증가 등에 의한 실질구매력 상승으로 내수 중심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 외에 소비 진작 및 한류 연계 수출 확대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韓 생산·소비·투자 1분기 해빙 쉽잖다”… 해외기관 잇단 비관적 전망
입력 2016-03-06 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