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는 한·일 프로야구를 정복한 선수들이다. 그런데 메이저리그 진출이 쉽지 않았다. 오승환은 해외 원정도박을 한 사실이 밝혀지며 한 때 미아가 될 뻔했다. 이대호는 느린 발과 약한 수비 때문에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두 선수는 이런 설움을 한꺼번에 날리듯 나란히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오승환은 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시범경기에서 팀이 0-2로 뒤진 3회말 2사 만루 위기 때 마운드에 올라와 1⅓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공 15개로 아웃카운트 4개를 잡아내며 ‘끝판대장’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오승환은 “공의 움직임에 만족한다”며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이크 매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오승환이 정말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다. 배트 중심에 맞는 타구가 없었다”며 “계속 이렇게 던진다면 우리는 그를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반겼다.
이대호는 시범경기 데뷔전을 초구 안타로 장식했다. 이대호는 LA 에인절스전에서 7회초 애덤 린드를 대신해 1루수로 나왔다. 8회말 선두타자로 첫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상대 투수 A.J. 액터의 초구를 공략해 중전 안타를 때린 후 대주자 벤지 곤잘레스와 교체됐다.
‘홈런왕’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와 ‘타격기계’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시범경기에서 ‘코리안 더비’를 치렀지만 모두 무안타로 침묵했다. 박병호는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 1득점을 했다. 김현수는 좌익수 겸 3번 타자로 경기에 나섰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특히 김현수는 4경기 13타수 무안타라는 부진에 빠졌다. 김현수는 볼티모어 선과의 인터뷰에서 “나 자신이 아닌 것 같다.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한다”며 “이제 막 야구를 시작한 어린 애(little kid) 같은 플레이를 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자책했다.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오승환·이대호 시범경기 성공 데뷔
입력 2016-03-06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