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몸에 칼을 댄다는 생각만으로도 걱정과 근심이 가득해진다. 절개수술에 대한 두려움에 흉터 걱정까지 동반되기 때문이다. 최근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고 가느다란 관 하나로 신체 곳곳을 확인하고 병변을 치료하는 ‘카테터’ 활용이 증가하는 것도 환자의 이런 근심을 덜어주려는 노력이다.
카테터는 의료용 소재를 압출성형해 만든 가느다란 도관(導管)으로 몸속에 있는 병소(病巢)를 다루거나 수술할 때 인체에 삽입하는 의료기구다. 재료나 만드는 방식에 따라 심장내과, 비뇨기과, 안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사용된다. 뇌혈관에서부터 심장혈관, 척추관에 이르기까지 우리 몸의 주요 기관에 생긴 병을 보다 정확하고 안전하게 제거하고자 할 때 유용하다.
뇌는 복잡한 구조와 기능만큼 치료에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 뇌 속의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뇌동맥류가 발생하면 뇌혈관 벽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고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다 파열될 수 있다. 이 경우 다리 쪽의 대동맥을 통해 금속성 카테터를 삽입, 뇌동맥까지 접근시킨 다음 꽈리처럼 부푼 뇌동맥류 속에 코일을 집어넣는 방법으로 틀어막는 최신식 치료법이 많이 쓰인다. 머리를 절개하고 파열위험이 있는 뇌동맥류를 수술로 제거하는 시술은 구식이 된 것이다.
심장 카테터는 심방, 심실, 혈관에 삽입하는 의료기구다. 심장 카테터 시술로 심장 내의 심음도나 심전도를 기록할 수 있다. 카테터를 이용해 심장혈관 내부에 조영제를 뿌린 다음 방사선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심장 조직의 일부를 잘라내 검사를 할 수도 있다. 심장 카테터는 심장판막증이나 선천성 심장질환을 수술로 고쳐야 할지를 결정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척추관도 카테터 활용도가 높은 분야다. 다양한 비(非)수술치료법이 있는데 최근에는 ‘미니레이저 디스크 시술’(S·E·L·D)이 부쩍 관심을 끌고 있다. 카테터를 이용해 실제 수술로 환부를 깨끗이 도려낸 것과 다르지 않은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니레이저 디스크 시술’이란 국소마취 후 천추 열공 부위로 직경 3㎜짜리 초소형 내시경 카메라와 레이저가 장착된 특수 카테터를 삽입해 신경을 압박하는 디스크 조각을 직접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무엇보다 허리 디스크로 인해 요통과 하지방사통이 심할 때, 디스크파열이 의심될 때, 고혈압과 당뇨 등 내과 질환을 갖고 있어 수술이 힘들 때 편하게 시술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임강택 굿닥터튼튼병원 원장
[헬스 파일] 만사형통 ‘카테터 치료법’
입력 2016-03-08 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