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리우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북한·일본 등 강호들과 잇따라 무승부를 거두며 본선 진출 전망을 밝혔으나 힘과 스피드를 앞세운 호주 앞에 무릎을 꿇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대표팀은 4일 일본 오사카 얀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호주와의 3차전에서 0대 2로 패했다. 앞서 북한, 일본과의 2연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소중한 승점 2점을 획득했지만 이날 패배로 2무1패를 기록, 올림픽 본선행 티켓 확보가 불투명해졌다.
전반 초반 연속 실점이 뼈아팠다. 대표팀은 전반 시작과 동시에 키아 사이먼에게 골을 허용했다. 패스미스가 아쉬웠다. 중앙에서 한국의 패스를 가로챈 클로이 로가조가 수비 뒷공간으로 전진 패스를 날렸고, 리사 데 밴나는 빠른 스피드로 단숨에 골키퍼와 1대 1 찬스를 만들었다. 데 밴나의 슈팅은 오른쪽 골대를 맞고 튕겨 나왔지만 사이먼이 달려들며 마무리 지었다. 전반 13분에는 김혜리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데 벤나의 돌파를 막다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키커로 나선 반 에그몬드가 가볍게 성공시키며 순식간에 2-0으로 벌어졌다.
한국 선수들은 호주의 빠른 스피드와 강한 압박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뒷공간을 활용한 호주의 공격에 수비 라인은 한껏 뒤로 쳐졌고, 이로 인해 공격과 수비 사이 간격이 벌어졌다. 전체적으로 공·수 간격이 좁았던 호주는 볼 점유율을 높여가며 주도권을 가져갔다.
윤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민아, 이금민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그러나 큰 체격을 바탕으로 거칠게 달려드는 호주를 쉽사리 떨쳐내지 못했다. 호주의 전방압박에 원활한 빌드업이 이뤄지지 못했다. 간간이 이민아가 밀집 수비를 뚫고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호주의 수비벽을 뚫진 못했다.
같은 날 중국(2승1무·승점 7점)이 일본에 승리하고 북한(1승2무·승점 5점)이 베트남을 꺾음에 따라 한국은 이들 뒤인 4위로 밀렸다. 대표팀은 앞으로 2승을 거두더라도 타국의 남은 경기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 단, 4차전에서 비기거나 패하기만 해도 본선행은 무산된다. 한국은 오는 7일 중국과 4차전을 벌인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윤덕여號 호주에 0-2 패배… 리우行 가물가물
입력 2016-03-05 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