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두터운 ‘유리천장’… OECD 29개국 지수보니 한국 또 꼴찌

입력 2016-03-04 21:20

임금이나 승진 등 직장 내 여성 차별을 보여주는 지수인 ‘유리천장지수(Glass-ceiling index)’에서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가운데 다시 꼴찌를 기록했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5일자 최신호에서 OECD 회원국의 유리천장지수를 발표했다. 아이슬란드(82.6점) 노르웨이(79.3점) 스웨덴(79.0점) 핀란드(73.8점) 등 북유권 국가들이 1∼4위를 석권했다. 아이슬란드는 기업 이사회의 44%가 여성이었고 스웨덴은 의회 내 여성 비율이 43.5%에 달했다.

반면 한국은 일본(27위·28.8점) 터키(28위·27.2점)에 이어 25.0점을 얻었다. 한국은 유리천장지수가 발표된 2013년 이래 4년 연속 최하위였다. 특히 한국의 점수는 OECD 평균(56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 참여도, 소득, 기업 고위직 비율, 자녀 양육비용 등 기존 척도에 더해 올해는 육아휴직 기간도 추가해 지수를 산정했다.

한국의 성별 소득 격차는 36.7%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컸다. OECD 평균 소득 격차는 15.5%이며, 노르웨이는 6.3%에 불과했다. 한국의 기업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은 2.1%로 OECD 평균인 18.5%에 한참 못 미쳤다.

일본과 한국은 역설적으로 남성의 유급 육아휴직 허용 기간이 각각 1위(30.4주)와 2위(16.4주)였다. 통상 남성 육아휴직이 잘 보장되면 여성의 노동시장 복귀가 활발한데 한국의 경우 제도는 있지만 실제로는 잘 시행되지 않아 유리천장지수 상승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