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집단 감염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 노모(59)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강원도 원주경찰서는 4일 오전 7시50분쯤 원주시 무실동 노씨의 집 화장실에서 노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노씨는 원주 C형간염 집단 감염사건의 진원지로 지목된 한양정형외과의원의 원장으로 이날 경찰의 2차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노씨를 소환해 PRP(자가혈 주사) 시술 시 주사기 재사용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수사했고, 노씨가 잘못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노씨가 C형간염 집단 감염 사태와 관련, 심리적 압박감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노씨가 숨지면서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노씨는 지난해 4월 이 병원에서 PRP 시술 후 C형간염에 걸렸다는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자 한 달여 만에 병원을 자진 폐업하고 다른 병원 봉직의로 자리를 옮겼다.
경찰 관계자는 “간호사 등 병원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할 예정이며 노씨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건 피해자들은 피해 보상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의료사고 피해자는 민사소송과 의료분쟁조정중재원 등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지만 이 문제를 책임질 소송·중재 당사자가 아예 사라져 버려서다. 보건당국이 건강보험 재정으로 부담하고 있는 환자의 검사·진료비에 대한 구상권과 의원 측이 청구한 건강보험 진료비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청구 역시 힘들 것으로 보인다.
보건당국 조사 결과 해당 병원에서 주사와 PRP 시술을 받은 환자 217명이 C형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원주=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원주 C형간염 집단 감염 발생 병원장 숨진채 발견
입력 2016-03-04 1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