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의 응급실 상황은 지난해에도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3일 발표한 ‘2015년도 응급의료기관 평가 결과’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경북대병원 등 전국의 주요 대형병원 ‘응급실 과밀화지수’는 100%를 훌쩍 넘겼다. 이 지수는 응급실 병상 수 대비 환자 비율로 100%가 넘으면 병상이 부족해 환자들이 의자나 바닥 등에서 대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수술 등 응급처치가 시급한 중증 응급환자가 응급실에서 대기하는 시간도 2014년에 비해 거의 줄지 않았다. 환자가 평균 10시간 이상 대기하는 대형 병원이 전국에 27곳이나 됐다.
여러번 지적된 응급실 문제는 결국 작년 메르스 사태까지 초래할 정도로 악화됐으나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큰 병원 ‘쏠림’ 현상에다 응급실과 외래진료 간의 협업 부재 등 여러 원인이 있다.
해법으로는 우선 병원의 자구노력을 들수있다. 화려한 병동 건립이 아니라 환자를 응급과 비응급으로 나눠 치료하는 공간을 확보하는 등 응급실 시스템 개선 노력을 해야 한다. 정부는 실제 위급한 환자들이 응급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를 재정립해야겠다. 환자들이 신뢰하는 중소 종합병원들을 육성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응급실 문화를 바꾸는 핵심은 국민의 의식 전환이다. 대형병원 응급실부터 찾는 의료소비 행태는 시급히 바뀌어야 한다.
[사설] 응급실 운용실태 개선 결국 말만 앞세웠다니
입력 2016-03-04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