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되는 北의 추가 도발… DMZ 무인기 침투 등 ‘살라미 전술’ 가능성 커

입력 2016-03-03 22:00



북한은 유엔이 대북제재를 결의할 때마다 강하게 반발하고 무력시위를 벌여 왔다. 2006년 7월 15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재 결의안 1695호를 통과시키자 북한 외무성은 10월 3일 “안전성이 철저히 담보된 핵실험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고한 뒤 9일 1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2009년 6월 12일 안보리가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 행위를 중단하는 결의안 1874호를 채택하자 다음 달 2∼4일 동해상으로 스커드 미사일과 노동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그해 11월 대청해전과 다음 해인 2010년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포격 도발로 이어졌다.

2012년 12월 12일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뒤 안보리가 결의안 2087호를 통과시키자 북한은 이 결의안에 아랑곳하지 않고 3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같은 해 5월 동해상으로 300㎜ 방사포를 쐈다.

북한은 이처럼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에 대한 안보리의 제재에 강하게 반발하고 또 다른 도발을 가해오는 사이클을 밟아 왔다. 이번에도 이번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이어 추가적인 도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살라미 전술’(여러 단계별로 세분화해 하나씩 수위를 높이는 전술)을 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위협 ‘효과’는 큰 반면 한·미의 즉각적 보복이 힘든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지속적으로 행할 개연성도 상당하다. 북한 영해 내에서 실시되는 단거리 발사체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별달리 제재할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무인기를 지속적으로 침투시키는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 북한 무인기가 비무장지대(DMZ) 안으로 내려와 우리 군의 경계태세를 확인해보겠다는 것이다. 군 당국이 이를 포착하지 못하면 남한 내부에 안보태세 미비 파문을 일으킬 수 있고, 우리 군이 격추에 나설 경우 “먼저 남한군이 쐈다”며 포격 도발 등을 감행할 명분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의 도발도 예상된다. 경비정을 지속적으로 NLL 남쪽으로 내려 보내는 ‘침범 신경전’을 펼치고, NLL 남쪽 서해 5도 인근 해상으로 포격을 가할 수도 있다. 이미 북한은 NLL에 가까운 무인도에 122㎜ 방사포 진지를 구축해 놓은 상태다. 백령도에서 멀지 않은 황해도 고암포에 있는 공기부양정 기지에서 공기부양정 상륙 훈련을 할 개연성도 거론된다.

북한의 도발 수위는 4월 말이나 5월 초 최고조에 달할 가능성이 크다. 4월 말이면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이 끝나고 북한은 제7차 노동당대회 준비에 매진하는 시기에 돌입하게 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