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예수님이 주인 되는 삶

입력 2016-03-03 17:31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한 지 사흘째 되던 날 어머니 마리아, 제자들과 함께 혼례잔치에 청함을 받습니다. 유대인들의 관습대로 일주일간 결혼잔치가 진행됩니다. 그러던 중 잔치에 꼭 필요한 포도주가 떨어집니다. 참으로 난감하고 곤란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그때 어머니 마리아가 예수님께 “이 집에 포도주가 없다”고 말합니다. 어머니 말에 예수님은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4절)라고 대답하십니다. 우리는 이 대화 속에서 평소와는 다른 이상한 점을 보게 됩니다. 평소라면 예수님께서 “어머니”라고 불렀을 것입니다. 또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같은 말씀도 안 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이 대화를 통해 지난 30여년간 맺어온 ‘어머니와 아들’이라는 관계가 비로소 새로운 관계로 재정립 될 것임을 직감합니다.

눈여겨봐야 할 구절이 더 있습니다.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라는 예수님의 대답입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이 자신의 아들이 아닌 메시아아심을, 이 땅에 구원자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인식합니다. 그래서 마리아는 하인들에게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5절)고 전합니다.

예수님이 공생애 시작에 물을 포도주로 만드신 일, 곧 혼례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진 사건은 우리에게 큰 의미와 교훈을 줍니다. 요한복음 저자는 이를 ‘표적’(11절)이라고 표현합니다. 표적이란 신호와 사인을 의미입니다. 즉 이 사건은 예수님께서 메시아요, 그리스도란 것을 알려주는 신호였다는 것입니다.

“천국은 마치 자기 아들을 위하여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과 같으니.”(마 22:2) 성경은 하나님 나라를 결혼잔치에 비유합니다. 그리고 잔치에서 가장 중요한 포도주는 신랑과 혼주 되는 신랑 아버지가 준비합니다. 때가 이르러 신랑 되신 예수님이 포도주를 준비하셨듯, 우리도 예수님을 구주로 모시면 그분의 때가 우리에게 임할 것입니다. 삶에 참된 기쁨과 즐거움이 없습니까. 신랑 되신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시면 그분께서 우리 삶을 책임져 주십니다. 예수님이 혼례 집에서 손님이 아닌 주인(포도주를 만드신 분)이 되신 것처럼, 우리 인생에도 주인 되심으로 참된 기쁨과 즐거움을 만들어 주실 것입니다.

“만군의 여호와께서 이 산에서 만민을 위하여 기름진 것과 오래 저장하였던 포도주로 연회를 베푸시리니 곧 골수가 가득한 기름진 것과 오래 저장하였던 맑은 포도주로 하실 것이며.”(사 25:6)

공생애 첫 표적으로 물을 포도주로 만드신 주님께서는 구원받은 우리 삶에 기쁨을 만들어주십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어린양의 혼인잔치에 오래 저장하였던 맑은 포도주로 천국의 잔치를 베푸실 것입니다. 개인의 인생도, 가정도, 교회도, 주님이 주인 되시면 그분이 포도주를 만들어 주실 것입니다. 매일 이 땅에서 주님이 주인 되시는 삶을 사시길 기원합니다. 하나님 나라를 누리며 즐거워하시길 기도합니다.

마승희 목사(고흥 우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