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4전5기 끝 한옥호텔 꿈 이뤘다

입력 2016-03-03 21:45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부지에 국내 최대 규모의 한국전통호텔이 들어선다(조감도).

서울시는 2일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전체회의에서 중구 장충동2가 202번지 일대 자연경관지구내 건축제한 완화 안건을 수정 가결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건폐율은 기존 36.16%에서 40%로 완화돼 이곳에는 지하 3층·지상 3층에 객실 수 91실 규모의 한옥호텔(건축면적 약 2만865㎡)이 들어서게 됐다.

전남 여수와 인천 송도 등에 각각 40실·30실 규모의 한옥호텔이 운영되고 있지만 서울 도심에 대형 한옥호텔이 건설되는 것은 처음이다.

호텔신라의 한옥호텔 건립 꿈은 ‘4전5기’ 끝에 이뤄졌다. 호텔신라는 2011년부터 신라호텔 부지에 한옥호텔과 면세점·레스토랑 등을 갖춘 부대시설을 짓는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번번이 도계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사업 부지가 남산과 한양도성에 인접해 건축물의 신·증축에 제약이 많은 자연경관지구에 속해 있기 때문이었다.

2012년 처음 제출한 계획안은 심의조차 못 받고 반려됐다. 2013년 7월 계획안(지상 4층·지하 4층, 207실)은 심의에 올랐으나 ‘건축 높이를 낮추고 한양도성과 더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이유로 보류됐다. 2015년에는 기존 관광호텔 부속주차장이 자연경관지구 내에 건립될 수 없다는 이유로 반려됐고 지난 1월에는 교통처리계획 등에 대한 추가검토 등의 이유로 보류됐다.

호텔신라는 결국 공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계획안을 수정하고 다섯 번째 도전 끝에 도계위 관문을 뚫었다.

최종 계획안을 보면 한옥호텔과 한양도성 간 거리는 기존 20.5m에서 29.9m로 늘어났다.최고 높이도 15.9m에서 11.9m로 낮췄다. 또 토목 옹벽을 줄이고 전통요소인 기단부 이상의 목구조 계획, 한식기와 지붕, 전통조경 등을 반영해 한옥의 정취를 살렸다. 장충체육관 인근 탐방로를 정비하고 공공개방 통로를 조성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장충단로 차량 진출입구도 교통의 원활한 흐름과 안전을 위해 기존 2곳에서 1곳으로 축소했다.

공공기여도 부지(4000㎡) 기부채납, 지하주차장 건립, 공원 조성 등 2013년 계획안에 도성탐방로 야간 조명과 CCTV 설치, 대형버스 18대 규모 지하주차장 조성 등이 추가됐다.

한옥호텔은 자치구 지정·공고를 거쳐 2017년 착공, 2022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제원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서울 최초의 도심형 한국전통호텔이 건립되면 관광도시 서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한양도성 주변 환경 개선을 통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