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힐러리 前 맞대결할 여성은…

입력 2016-03-03 19:58

아직 축배를 들기엔 이르다. 슈퍼 화요일 압승에도 불구하고 가장 껄끄러운 상대와의 대면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여성비하 발언으로 갈등을 빚어온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왼쪽 사진)와 폭스뉴스의 유명 여성앵커 메긴 켈리(오른쪽)가 TV토론에서 재회할 3일(현지시간)을 두고 현지에서는 ‘슈퍼 목요일’ ‘제2라운드’ 등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의 갈등은 지난해 8월 공화당 1차 TV토론에서 시작됐다. 진행자인 켈리가 자신의 과거 여성비하 발언을 문제 삼자 트럼프는 토론 뒤 켈리를 백치미 여성을 뜻하는 ‘빔보(bimbo)’로 칭하며 “월경으로 예민해져 자신에게 악의적인 질문을 했다”고 비난했다. 이후 폭스뉴스는 공개사과를 요구했으나 트럼프는 거절했다.

지난 1월 7차 토론에서 재회할 뻔한 둘은 진행자가 켈리라는 사실을 안 트럼프가 불참을 선언해 한차례 재대결이 무산됐다. 당시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앞두고 토론에 불참했다가 지지율 하락을 경험한 트럼프는 최근 폭스TV 주관 토론에는 불참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참여를 시사했다. 켈리 역시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7개월을 기다렸고 준비돼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토론은 3일 오후 벤 카슨을 제외한 후보 4인 간의 대결로 진행된다. 공화당 경선 최하위를 달리고 있는 카슨은 “정치적 길이 보이지 않는다”며 불참을 결정, 조만간 중도 하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는 슈퍼 화요일을 승리로 장식한 2일 건강보험개혁법인 오바마 케어를 대체할 의료 공약인 ‘트럼프 케어’를 공개하며 대권 주자로서의 행보를 가속화했다. “원치 않는 이들에게 보험을 강매해선 안 된다”는 기조 하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도입한 건강보험 가입 의무화 폐지를 골자로 하고 있다.

트럼프의 후보 지명 가능성이 가시화되면서 당 안팎에서 우려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공화당의 저명 외교정책 전문가 수십명이 ‘대선 후보로 부적절한 인물’로 트럼프를 강하게 비판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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