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협·전인대 개막] 시황제 시대 新권력층은 ‘시진핑 이너서클’

입력 2016-03-04 04:01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가 3일 정협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이번 양회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떠오르는 별’이 누구냐는 것이다. 내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에서는 중국 최고지도부인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제외한 5명이 68세 정년으로 교체된다. 상무위원을 포함한 중앙정치국 위원 25명으로 확대하면 11명으로 늘어난다. 많은 분석가들은 이번 양회에서 내년 지도부 교체를 염두에 둔 시 주석의 ‘의중’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시 주석 측근들에 더욱 관심이 가는 이유다.

◇전임자와는 다른 시진핑의 ‘측근’ 정치=장쩌민, 후진타오 전 주석은 탄탄한 권력 기반이 있었다. 장쩌민의 경우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관료), 후진타오는 공청단(共靑團·공산주의청년단)이다. 시 주석은 한때 태자당(太子黨·혁명 원로나 고위 당 간부 자제)의 ‘영수’로 불렸지만 세력으로 키울 만한 ‘훙얼다이’(紅二代·중국 건국을 이룬 지도자의 자녀)는 없었다. 집권 초기 권력기반이 없어 상대적으로 약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던 시 주석이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도자로 우뚝 선 배경에는 바로 측근들이 있다.

시 주석의 측근은 중앙 정계에 진출하기 전 활동했던 푸젠성과 저장성 인맥과 모교인 칭화대 출신 인사들이 많다. 중국 정치평론가 장리판은 “권력 기반이 없었던 시 주석은 자신을 도울 자신만의 사람들이 필요했다”면서 “시 주석은 측근을 고속 승진시켜 19차 당대회 전까지 장관급 인물을 충분히 확보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의 ‘이너서클’에 누가 있나=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경제와 당 기관, 그리고 안보 등 핵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측근들을 소개했다.

가장 먼저 경제 분야에서는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공산당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의 류허 주임과 수궈쩡 부주임이 꼽혔다. 시진핑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 주임은 미국 하버드 케네디스쿨 출신으로 시 주석과 겹치는 이력은 없지만 2013년 판공청 주임으로 발탁돼 중국 경제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저장성 외에 중앙정부 근무 경력이 없는 수 부주임은 보고서에 마오쩌둥을 인용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산당 기관에서는 당 중앙판공청의 리잔수 주임과 딩쉐샹 부주임, 황쿤밍 선전부 상무부부장, 천시 중앙조직부 상무부부장, 천이신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 판공실 부주임 등이 활약하고 있다. 측근 중의 측근으로 불리는 리 주임은 내년 제19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천 부주임은 칭화대 재학 시절 시 주석과 룸메이트였다.

안보 부문에서는 차이치 국가안전위원회 판공실 부주임과 푸정화 공안부 부부장, 멍칭펑 공안부 부부장, 왕샤오훙 베이징시 공안국장 등이 꼽힌다. 시 주석과 인연이 없었던 푸 부부장은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부패 사건 수사를 지휘하며 신임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