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자식 생사 확인해달라”… ‘미혼’ 볼리비아 대통령 소송

입력 2016-03-03 19:56

에보 모랄레스(56·사진) 볼리비아 대통령이 혼외자식 스캔들로 곤경에 빠졌다.

볼리비아 일간 엘나시오날 등은 2일(현지시간) 모랄레스와 전 연인 가브리엘라 사파타(28)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 곧 언론에 공개될 것이라고 사파타의 친척 필라 구스만을 인용해 전했다. 이틀 전 이 아이가 이미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 정부 발표를 정면으로 뒤집는 주장이다.

스캔들이 불거진 건 지난달 3일 모랄레스와 사파타 사이에 아들이 있다고 언론이 보도하면서부터다. 언론은 사파타가 간부로 일하는 중국계 정비업체 CAMC가 2013년 5억6600만 달러(약 6800억원) 규모의 특혜성 정부 계약을 따냈다고도 폭로했다.

모랄레스는 이 보도 이틀 뒤 2005년부터 2년간 사파타와 교제한 걸 인정했지만 2007년 태어난 아들은 출산 직후 숨진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이 스캔들은 ‘서민 대통령’으로 칭송받던 모랄레스의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혔다. 이로 인해 자신의 임기를 2025년까지 늘리려 한 개헌안이 지난달 24일 국민투표에서 2% 포인트 차로 부결되기도 했다. 현지 수사당국은 국민투표 다음 날 사파타를 돈세탁과 횡령 혐의로 체포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파타의 친척 구스만이 지난달 26일 “아이가 살아있다”고 언론에 밝히면서 사태는 더욱 꼬였다. 구스만은 둘 사이의 아들을 자신이 키워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가 지난달 29일 “아이가 이미 사망했다”고 구스만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진실은 다시 미궁에 빠졌다.

정부 발표 뒤 각종 설이 난무하자 모랄레스는 아들의 생존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소송까지 제기했다. 지금까지 미혼 상태인 모랄레스는 전 연인들과의 사이에 자녀 2명을 뒀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