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사업비 편성 등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전국 교육청들이 인건비 삭감 뿐 아니라 문닫은 학교터와 관사까지 매각하며 재원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교육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어린이집 누리과정 운영비를 각 교육청에 떠넘기자 교육 재정 확보를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울산시 교육청은 올해 부족한 교육재정을 메우기 위해 활용도가 낮은 유휴재산과 교육감 관사 정리를 추진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매각 대상 재산은 구외부지 22필지(면적 1만 1457㎡)와 미호분교(토지 2필지, 건물 3개동·3271㎡)다. 시교육청은 이들 유휴부지를 매각하기 위해 지난해 전면 실태조사와 학교의견 수렴, 자체 공유재산심의회 및 시의회 공유재산관리계획 심의절차를 거쳤다. 이들 유휴재산의 감정가는 약 64억원이다. 시교육청은 입찰에 따라 최소 66억원의 재정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시 교육청은 처음으로 휴·폐교 상태인 초교 3곳 부지와 2곳의 관사 부지 등 학교 터 5곳, 논공학생야영장을 매각해 390억원 가량의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시 교육청은 대구 3공단 지역에 자리한 삼영초교 부지 1만6862㎡를 대구시에 매각해 300억원을 마련, 이중 100억원을 누리과정 예산으로 쓰기로 했다.
대구시 교육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교육청이 학교 터 전체를 판 경우는 이례적”이라며 “누리과정 운영비 확보 문제 등으로 재정 형편이 악화돼 어쩔 수 없이 매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충북도교육청도 심각한 재정난 타개를 위해 폐교 매각, 공약사업 축소, 교육활동 예산 절감 등의 자구책을 추진한다. 도교육청은 올해 폐교가 된 학교 6곳을 매각하고 매각으로 조성한 재원은 교육사업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부산시 교육청은 지난해 어려운 교육재정 해소를 위해 20년 만에 교육감 관사를 매각했다. 부산시 교육청은 교육감 관사로 쓰던 부산시 해운대구 202.7㎡ 아파트를 5억4000만원에 매각했다. 관사 매각으로 매각비용을 예산에 투입시키고 연간 약 1000여만원의 관사 운영비를 절감하고 있다.
제주시 교육청은 정규직 인건비를 삭감해 올해 2개월치 제주지역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확보했다.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계수조정을 통해 도교육청의 정규직 인건비 예산 중 73억1010만원을 삭감하고 제주지역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76억3400만원을 증액 편성했다. 그러나 나머지 10개월치 예산인 380억원이 부족해 3월을 국고지원을 통한 누리과정 해결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인력감축, 공약사업 운영비 대폭 삭감 등을 통해 재정난 해소에 나섰다.
먼저 교육청, 교육지원청의 각종 센터 인력을 감축하고 있으며 교육공무직원의 신규 증원을 최대한 억제시키고 있다. 대표적 공약인 혁신학교 운영비도 50% 감액 조치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돈 되는 것 다 판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으로 재정난 교육청들, 허리띠 ‘질끈’
입력 2016-03-03 1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