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 유엔대사 “왜 장거리 미사일이 필요합니까? 같은 민족으로서 이제 그만하세요”

입력 2016-03-03 22:01
오준 유엔 한국대사가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오준 유엔 주재 한국대사가 2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한국어로 북한에 “이제 그만하세요”라고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대북 제재 결의안이 통과된 뒤 발언에 나선 오 대사는 먼저 안보리 의장을 맡은 앙골라 이스마엘 마틴스 대사와 미국과 중국 등 상임이사국의 노력에 사의를 표했다.

오 대사는 “국제사회가 북한을 제지하는 데 실패한다면 지역 간 군비경쟁에 들어가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제재조치의 확실한 이행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 외엔 선택할 게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언 말미에 오 대사는 “같은 한민족의 한 사람으로서 북한의 위정자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다”고 전제한 뒤 한국어로 “이제 그만하세요”라고 외쳤다.

이어 그는 “왜 당신들은 이런 무기들이 필요합니까. 한국엔 핵무기가 없습니다. 남북이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데 왜 장거리 미사일이 필요합니까? 당신들은 미국이 위협한다고 말합니다. 왜 미국이 당신들을 위협하나요? 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대국이 태평양 너머 작은 나라를 위협하겠습니까? 위협은 없습니다. 그것은 단지 여러분의 상상력이 만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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