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리우올림픽 亞 예선] 벼랑 끝에서 만난 호주… 윤덕여호, 4일 밤 한판 승부

입력 2016-03-04 04:00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공격수 정설빈이 2일 일본 오사카 킨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에서 후반 42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1, 2차전에서 잇따라 골을 넣은 정설빈은 4일 얀마 스타디움에서 갖는 호주와의 3차전에서 3경기 연속골에 도전한다. 뉴시스
‘윤덕여호’가 이제부터 벼랑 끝 승부를 벌인다. 남은 3경기에서 1경기만 망쳐도 올림픽 본선행은 멀어진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 진출의 마지노선은 3승2무로 예측되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2경기에서 2무를 기록했다. 호주와의 3차전은 ‘윤덕여호’의 운명을 가를 빅게임이다.

대회 전 아시아 여자축구 강호 일본과 북한이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다크호스 호주와 중국이 예상을 깨고 선전하고 있다. 공동 3위 한국과 2위 중국의 승점 차가 2점밖에 나지 않아 아직 올림픽 티켓 향방은 오리무중이다. 6개국 중 상위 2개국이 올림픽 티켓을 가져간다.

한국이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의 꿈을 이루려면 4일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호주와의 3차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호주는 2011년과 2015년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에서 각각 8강에 오른 신흥 강호다. 한국은 호주와의 역대전적에서 2승1무11패로 열세에 놓여 있다.

호주는 강한 체력과 큰 체격을 바탕으로 선 굵은 플레이를 하는 팀이다. 1차전에서 일본을 3대 1로 제압한 데 이어 2차전에선 베트남을 9대 0으로 대파했다. 한국은 2014년 5월 22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호주의 피지컬 축구에 고전한 끝에 1대 2로 졌다. 한국의 ‘육탄병기’ 박은선(181㎝·79㎏)조차 호주 선수들의 거친 몸싸움에 혀를 내둘렀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29일 이천종합운동장에서 가진 평가전에서도 체력 싸움에서 밀리며 호주에 0대 1로 패했다. 당시 20명의 호주 선수들 중 15명이 이번 대회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이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는 키아 사이먼이다. 164㎝ 단신인 사이먼은 이천 평가전에서 결승골을 꽂은 선수로, 베트남전에서 전반에만 해트트릭을 작성한 골잡이다. 한국은 스피드와 조직력으로 호주의 피지컬 축구에 맞설 전망이다. 세트피스 공격과 역습은 호주를 잡는 무기가 될 수 있다. 한국이 호주를 제압하고 일본이 중국을 꺾어 준다면 북한과 베트남의 경기 결과에 따라 한국은 2위까지 올라설 수 있다.

이번 대회는 3차전까지 이틀 간격으로 벌어진다. 한국으로서는 체력 회복이 급선무다. 또 ‘에이스’ 지소연의 부활이 절실하다. 지소연은 2경기 연속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했지만 만족스러운 활약을 보여 주지 못했다. 북한전에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지 못했으며 일본전에선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윤덕여 감독은 일본전을 마친 뒤 “호주전이 가장 힘들 것이다. 우리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다”라며 “무엇보다 빠른 회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