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4.1초 남기고… KGC 이정현이 끝냈다

입력 2016-03-03 01:13
안양 KGC인삼공사 이정현이 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4차전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83-83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종료 4.1초 레이업슛을 성공시킨 뒤 오른손을 들며 포효하고 있다. KGC는 이정현의 결승 득점으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뉴시스

4차전에서 끝내려는 안양 KGC인삼공사와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서울 삼성. 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KGC와 삼성의 4차전은 마지막까지 승자를 알 수 없는 혈전이 펼쳐졌다.

먼저 기회를 맞은 것은 삼성이었다. KGC 찰스 로드가 경기 종료 1분46초를 남기고 5반칙으로 물러나며 호기를 잡은 삼성은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경기 종료 52초 전 자유투로 83-83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종료가 30초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격자 파울을 얻어내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올라섰다.

그런데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공격을 이끌던 문태영이 KGC의 강한 압박에 공을 놓쳤고, 헬드볼이 선언돼 KGC가 공격권을 가져왔다. 이때가 경기 종료 7.8초 전. 김승기 감독은 마지막 타임아웃을 요청했고 이정현이 공을 잡았다. 이정현은 정면에서 돌파를 시도해 4.1초를 남기고 레이업슛을 성공시켰다. 이것으로 승부는 끝났다.

KGC가 4차전에서 삼성을 85대 83으로 물리치고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2012-2013시즌 이후 3년만이자 통산 8번째 4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삼성은 다잡은 경기를 놓치고 쓸쓸히 퇴장했다.

KGC의 외곽포와 속공, 삼성의 높이가 제대로 맞붙은 경기였다. 라틀리프의 삼성은 리바운드를 무려 40개나 잡아내 26개에 그친 KGC를 압도했다. 1쿼터에서 삼성은 무려 13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따내며 역대 플레이오프 한 쿼터 최다 공격 리바운드 기록을 세웠다. 이에 맞서 KGC는 3점포 8개로 5개에 그친 삼성을 눌렀다. KGC는 4개의 3점슛을 적중시키며 26-23으로 앞선 채 1쿼터를 마쳤다.

하지만 KGC는 2쿼터 종료 3분22초를 남기고 로드가 4번째 반칙을 범해 파울트러블에 걸리며 위기를 맞았다. 그 사이 삼성이 라틀리프와 문태영을 내세워 오히려 3쿼터를 68-64로 역전시키고 4쿼터에 들어갔다. 결국 일진일퇴의 공방 속에 행운의 여신은 KGC에 미소를 지었다.

KGC 이정현은 결승 레이업슛을 포함해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24득점에 스틸도 4개나 해내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삼성은 라틀리프가 22득점 16리바운드, 문태영이 18득점 9리바운드를 뽑아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KGC의 승리로 4강 플레이오프 진출 팀이 모두 가려졌다. 정규리그 1위 전주 KCC와 KGC, 정규리그 2위 울산 모비스와 고양 오리온이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위해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맞붙는다. KCC와 KGC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은 7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