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은 지난달 25일 OK저축은행을 꺾고 남은 두 경기에 관계없이 올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7년 만에 맛보는 달콤한 우승이었다.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확정지은 최태웅 감독은 잔여 경기에서 주전들에게 휴식을 주는 대신 정상적인 팀 운영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다음 경기가 바로 영원한 라이벌 삼성화재전이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은 프로배구 양대 명가로 꼽혔다. 하지만 삼성화재가 전무후무한 챔피언결정전 7연패를 이어가는 동안 현대캐피탈은 늘 부러운 눈으로 지켜봐야만 했다.
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만났는데 승리에 목마른 팀은 오히려 현대캐피탈이었다. 이 경기를 이기면 현대캐피탈은 프로배구 최다 연승 타이인 17연승을 기록하게 된다. 공교롭게도 17연승은 상대인 삼성화재가 보유한 기록이다. 라이벌 팀과의 경기에서 이기면 일거양득의 소득이 있는 현대캐피탈로서는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
현대캐피탈은 전성기 삼성화재를 연상시켰다. 오레올(24점), 문성민(12점)의 좌우날개가 펄펄 날았고 세터 노재욱의 토스는 변화무쌍했다. 새롭게 장착한 문성민의 속공은 위력을 더했고, 오레올의 중앙후위 공격은 코트를 뚫을 듯 강력했다. 비록 2개의 토스미스를 범했지만 리베로인 플레잉코치 여오현은 자주 세터역할을 했다.
3대 0(25-20 25-18 25-22)으로 완승을 거둔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까지 삼성화재에 20승45패였던 절대 열세를 올 시즌 5승1패로 급반전시켰다. 27승8패 승점 78점을 챙긴 현대캐피탈은 6일 우리카드전을 승리할 경우 최다 연승 기록(18연승)을 세우게 된다. 3위 삼성화재는 승점 63점(22승13패)으로 4위 대한항공과의 승점차를 2로 유지했다.
한편 24점으로 분전한 삼성화재 그로저(독일)는 프로배구 최초로 한 시즌 서브득점 100개를 돌파하는 대기록(101개)을 세웠다. 그로저는 12-16으로 밀리던 1세트 중반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로 100번째 서브 득점을 만들어냈다. 현대캐피탈 센터 신영석은 통산 7번째 500개 블로킹의 주인공이 됐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17연승이요”… 삼성화재 꺾고 역대 최다연승 타이
입력 2016-03-02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