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끝… 테러방지법·선거법 국회 통과

입력 2016-03-02 22:07 수정 2016-03-03 04:29
테러방지법과 선거구 획정을 위한 공직선거법이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야당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9일 만에 막을 내리면서 정치권이 급속도로 선거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국회는 2일 본회의를 열어 국가정보원에 테러 관련 정보수집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 테러방지법을 처리했다. 국회는 또 4·13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안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테러방지법과 공직선거법은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가 12시간31분 동안 토론을 벌이는 바람에 이날 밤 늦게 가까스로 처리됐다.

필리버스터 정국이 마무리되자마자 총선을 앞두고 야권은 세몰이와 함께 통합 논의를 시작했고 여당은 공천 경선 흥행몰이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무소속 박지원 의원과 권노갑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는 이날 안철수·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와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국민의당에 전격 입당한다고 밝혔다. 또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국민 여망에 부응하기 위해서도, 우리 야권이 반드시 4월 13일 총선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도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당에 ‘야권통합’을 제안했다.

더민주는 필리버스터로 재결집한 지지세력을 동력삼아 현 정부의 경제실정 책임론을 집중 부각시킬 계획이다. 더민주 김 대표는 “총선에서 야당이 국회를 지배할 수 있는 의석을 (국민이) 확보해준다면 더민주가 테러방지법 수정을 결국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경선 지역을 조기 확정한 뒤 이르면 다음주부터 순차적으로 후보 공천을 위한 경선에 돌입할 방침이다. 당 관계자는 “서울 종로나 서초 등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부터 경선을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현역 공천 배제 등 인위적 물갈이나 필리버스터보다 ‘경선을 통한 물갈이’ 등 드라마틱한 경선 과정이 더 흥행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