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6년 창업해 1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최장수 재벌 두산그룹이 재계 사상 처음으로 4세 오너 체제로 전환된다. 3세인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2일 ㈜두산 이사회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후임 회장에 두산가 4세 중 맏형인 박정원(54·사진) ㈜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천거했다. 두산그룹은 지주회사인 ㈜두산의 이사회 의장이 그룹 회장직을 수행해 왔다.
박용만 회장은 “오래전부터 그룹 회장직 승계를 생각해 왔고 지난 몇 년간 업무를 이양해 왔다”면서 “지난해까지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서도 턴어라운드(흑자전환)할 준비를 마쳤으며 대부분 업무도 위임했다”고 말했다. 박정원 회장은 오는 25일 ㈜두산 정기주총과 이사회 의장선임 절차를 거쳐 그룹 회장에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박용만 회장은 그룹 회장직 사퇴 이후 두산인프라코어 회장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역할에 주력할 방침이다.
박정원 회장은 두산그룹 창업회장인 고(故) 박두병 회장 장자인 박용곤(84)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고려대 경영학과와 보스턴대 MBA를 나왔으며 1985년 두산산업에 입사해 1999년 ㈜두산 부사장, 2007년 ㈜두산 부회장, 2012년 ㈜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맡아 왔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두산 회장, 박용만→ 박정원 … 재계 첫 4세 경영
입력 2016-03-02 2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