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동인 제19대 한국기독교출판협회장 “평생 책과 생활… 문서선교 현장 애환 잘 알아”

입력 2016-03-03 18:31 수정 2016-03-03 21:04
한동인 기독교출판협회 회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기독교문사 사옥 앞에서 김서택 대구동부교회 목사가 펴낸 ‘위기의 사람들’(씨뿌리는 사람) 홍보 포스터를 가리키며 기독교출판계의 현주소를 설명하고 있다.

“다섯 살 때부터 책을 만들어 팔고, 책을 집 마당에 잔뜩 쌓아 놓는 모습을 보면서 자랐어요. 선친의 영향으로 평생 동안 책과 더불어 생활했기에 문서선교 현장의 애환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항상 기도하는 마음으로 회원들을 섬기겠습니다.”

지난달 26일 한국기독교출판협회(기출협) 제19대 회장에 취임한 한동인(67·기독교문사 대표) 회장은 취임 소감을 묻자 말을 아꼈다. 그는 이날 오후 열린 ‘제42회 정기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새 회장에 추대됐다.

2월의 마지막 날 오후 서울 종로구 율곡로 기독교문사에서 한 회장을 만났다. 향산(香山) 한영제(2008년 작고) 장로의 아들인 그는 선친의 문서선교사역을 이어받아 기독교출판문화 발전에 기여해왔다. 2005년 한국기독교서점협의회 회장을 지낸 그는 누구보다 더 기독교출판업계가 처한 현실을 절감하고 있다고 했다. 한 회장은 “기독교 출판계가 처한 환경이 날로 열악해지고 있는 마당에 작은 봉사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중책을 맡았다”면서 “어깨가 무겁지만 협회 이사들과 함께 지혜를 모으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160여개 기독출판사 중 메이저급 10여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출판사가 매우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고, 한 때 450개였던 기독교서점도 270여개로 줄었다”면서 “문서선교 사업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사업으로 복음을 전하는 사명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한 회장은 먼저 가라앉은 기독교출판문화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그는 “회원사들과의 유대관계를 활성화해 책의 유통문화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협회가 발행하고 있는 월간 기독교출판소식을 더욱 알차게 만들어 기독 독서인구 저변확대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했다. 언젠간 다가올 전자출판시대도 철저하게 준비할 작정이다. “미국은 전자출판이 활성화 추세에 있지만 아직 한국은 초기 단계입니다. 언젠가 그 시대가 오겠지요. 기출협도 그 때를 대비해 새로운 씨를 뿌린다는 심정으로 대비하고 있습니다.”

한 회장은 “책을 읽지 않는 시대이지만 복음의 전달자로서 사명감을 갖고 ‘책 읽는 교회와 크리스천’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한국교회 독서운동을 펼칠 것”이라면서 “오는 5월에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회원사들이 대거 참여해 기독교 독서문화에 불을 붙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 회장은 각 교단 출판사와 기독교서회, 생명의말씀사, 두란노, 규장 등 전통이 있는 기독교 출판사를 중심으로 기독교 문화 콘텐츠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제시할 계획이다.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디지털이 대세이지만 인류가 생존하는 한 종이책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특히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문서선교 사역을 포기할 수 없는 일입니다. 기출협은 종이책 위기와 전자출판시대를 앞두고 투트랙 전략으로 기독교 출판산업의 부흥과 발전방안을 마련하는데 역점을 기울이겠습니다.”

글·사진=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