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카니발, 축구, 아마존, 삼바 등 활기차고 흥겨운 느낌이다. 하지만 브라질의 위상은 그 이상이다. 세계 5위의 면적, 2억 명의 인구는 대국으로서 한 단면에 불과하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노동력으로 세계 경제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해 국제 정치의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이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브라질의 진면목을 제대로 인식하기 힘들다.
책은 20세기 전반 유럽 최고 지성인 중 한 사람이었던 슈테판 츠바이크(1881∼1942)가 쓴 것이다. 오스트리아 출신 츠바이크는 20세기 3대 전기 작가이자 소설가, 시인, 언론인, 사회운동가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유태인이었던 그는 1935년 나치에 쫓겨 영국과 미국 등을 떠돌다가 41년 브라질에 정착했다. 전쟁 중이던 유럽과 달리 그가 목격한 브라질은 인종적, 문화적 다양성이 펼쳐진 평화로운 곳이었다. 일부에선 이 책이 자신을 받아준 브라질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담은 만큼 객관적 태도를 유지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적어도 당시까지 브라질에 대한 묘사와 분석에 있어서는 최고로 꼽힌다. 츠바이크는 책을 쓴 이듬해 유럽의 미래를 비관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손에 잡히는 책-미래의 나라, 브라질] 20세기 유럽 지성 츠바이크가 본 브라질
입력 2016-03-04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