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에 국내 산업 활동까지 얼어붙었다. 지난 1월 전체 산업생산 지표가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게다가 제조업 평균 기계가동률도 낮아지고 제품 재고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아져 산업 경기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 자료에 따르면 1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에 비해 1.2%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0.8%, 11월 -0.5%를 기록하다가 12월 1.3%로 반짝 반등했지만 한 달 만에 고꾸라진 것이다. 통계청 김광섭 경제통계국장은 “생산부문은 수출 부진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수출 실적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째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의 주력 수출 상품인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은 각각 10.1%, 3.6% 감소했다. 자동차 생산이 감소한 데는 수출 부진 외에 지난해 12월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종료도 영향을 미쳤다.
수출이 줄어들면서 공장 창고에 재고는 쌓여갔다. 자동차 재고는 전월대비 8.4% 증가했고, 전체 제조업 재고는 전월대비 2.2% 늘었다. 계절적 요인 등을 제거해 판단하기 위해 재고지수를 출하지수로 나눈 재고율 지수는 128.4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 12월(129.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기업인들은 공장 가동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1월 제조업평균가동률은 전월보다 1.1% 포인트 줄어든 72.6%를 기록했다. 이 역시 2009년 4월(72.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재고율 상승 지표와 제조업 평균 가동률 하락 지표는 산업 경기가 가까운 시일 내에 회복되긴 힘들다는 점을 보여준다. 재고가 쌓여있고, 기계를 더 돌릴 수 있는 상황인데 투자를 굳이 더 많이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1월 기업의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6.0% 감소했다. 수출 부진의 영향을 크게 받은 자동차 부문 설비투자가 17.4% 감소했다. 미래의 경기 흐름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2 포인트 낮아졌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수출 쪼그라드니 얼어붙는 산업지표… 공장 가동↓ 재고↑ 금융위기 수준
입력 2016-03-02 21:09